매일신문

시진핑 집권2기 지도부…모호한 계파성에 능력·충성심 중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중국 최고지도부는 다소 모호한 계파성에 출중한 업무 능력, 그리고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과 과거 연줄을 가진 인물들로 짜여졌다.

25일 확인된 중국 공산당의 19기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시진핑 주석 자신을 포함해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등 시자쥔(習家軍)이 4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그다음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권력 기반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가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왕양(汪洋) 부총리 2명이다. 이어 장쩌민(江澤民) 계열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으로 분류할 수 있는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가 있다.

결국 시 주석도 이번 집권 2기 진용을 짜는 데 있어 전임자들로 형성된 계파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하고 집단지도체제의 큰 틀에 따라 계파별로 안배했다는 해석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속 계파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게 중평이다. 한 소식통은 "대부분이 시 주석과 알게 모르게 연줄로 이어진 인물들로 이들 전부를 시진핑 계열로 구분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특히 차기 상무위원의 소속 계파는 모호하기 이를 데 없다.

왕양도 1980년대 3년간의 공청단 활동 경력으로 인해 공청단파로 분류되지만 이미 충칭, 광둥성 서기와 부총리를 지내며 경제외교, 빈곤 퇴치 분야에서 능력을 보이면서 시진핑 충성파로 돌아섰다.

한정 역시 장쩌민 계열과의 친분으로 상하이방으로 묶여 있지만 오히려 시진핑 서기 시절의 극진한 보좌와 업무 능력으로 인해 시진핑 계열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정 역시 공청단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왕후닝도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정권까지 3대에 걸친 '책사'다. 지방 행정 경험이 없어 상무위원 발탁 가능성이 낮았지만 계파 색채가 두드러지 않아 각 계파의 반대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잔수도 시진핑과 오랜 인연이 있던 최측근으로 분류되지만 구이저우에서의 빈곤 퇴치 사업 및 경제 성장 실적과 중앙판공청 주임 시절 보여준 충성심으로 상무위원에 발탁됐다.

시 주석과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던 자오러지는 과거 시 주석 일가와의 오랜 인연과 함께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 묘를 성역화한 경력과 중앙조직부장 시절 시 주석 친위세력을 대대적으로 전면에 포진시킨 공로를 인정받는다.

그나마 계파 색채가 확실하게 두드러지는 후춘화, 천민얼이 후계자는커녕 상무위원 진입도 못한 점이 두드러진다. 후춘화에 대해서는 네이멍구 서기 시절 성장률을 높이려는 무리한 정책으로 유령도시를 양산한 실책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 자신도 과거 장쩌민의 지원을 받은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으로 분류됐지만 집권 이후에는 이런 계파 색채를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반부패 투쟁 과정에서 장쩌민 계열 및 태자당 그룹과는 대척점에 서기도 했다.

"공산당의 초심을 잃지 말라"고 강조하는 시 주석은 곱게 자란 태자당 이미지를 꺼리며 오히려 민중 속에서 일한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차기 상무위원 대부분 청소년기에 지식청년의 상산하향으로 하방됐거나 문화대혁명 시기 말단에서 생산근로직에 종사했던 기억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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