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추석대목장날(7)

-깜동 강새이 도오 마리 안고 온 조 할매

깜동 강새이 도오 마리

안고 온 조 할매

소두(小斗) 한 말 가웃은 되까

참깨 털어서

바안(半) 자리 택은

이고 온 요 할매

깻잎사구 호박잎사구

콩잎사구 팥잎사구 우붕잎사구

여남은 다발씩 묶아나온 요쪽 할매

대두(大斗) 두어 말쭈움

보리쌀로 방굼 때끼왔는지

안죽 보리쌀이 뜨떠무리한

보릿자리를 지게에서 부라쌓는

코 뺄간 조쪽 영감재이

집에서 키우던 장닭 한 마리

오리 두 마리, 다라이에 이고 나온

낯짹이 살짝 얽은

조오쪽 아지매는

나이롱 끄네끼로 장닭 다리로

묶아났는데

장닭이 자꼬 내뺄라 캐쌓아서

장닭 다리로 묶아논 끄네끼를

자꼬자꼬 끄어땡기 쌓는다

(시집 2집 대구의 장터 풍물 편 『추석대목장날』 오성문화 2012)

--------------------------

*깜동 강새이 도오 마리: 검은 강아지 두어 마리

*가웃: 절반

*바안(半) 자리 택은: 절반의 자루 정도는

*때끼왔는지: 찧어서 왔는지

*안죽: 아직

*끄네끼: 끈

*끄어땡기다: 끌어당기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