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주변으로 조성된 '도청신도시'는 지난해 도청 이전 당시의 을씨년스럽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해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인근 상가들도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상가를 둘러싸고 '지가 상승과 맞물려 치솟는 임대료'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곳곳의 건물에는 빈 상가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아파트와 대형 상업용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식당'편의점'카페 등 주민 편의를 위한 상가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허허벌판에 조성된 신도시에 사람들이 둥지를 트는 것이다. 살고 싶어 돌아오는 사람들, 보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들, 쉬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발길로 매일매일 북적거린다. 신도시 주민들은 스스로 자기들의 삶의 공간을 다듬고 만들어 간다. 그들은 도청신도시를 둘러싼 지역이 지닌 문화와 자기들의 문화를 삶의 터전에 고스란히 입혀낸다.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역사가 되고, 역사를 만들어 간다. 도청신도시가 새로운 삶의 둥지로 자리 잡고 있다.
◆새 둥지 틀고 사람들 몰리면서 인구는 쑥쑥
신도시에는 지금까지 아파트 7개 단지가 준공했고, 3개 단지가 건설 중이다. 이곳에는 모두 7천749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지금까지 7천237가구의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지금까지 입주 현황을 보면 아파트 6개 단지 2천325가구와 공무원 임대아파트 594가구가 입주를 완료했으며, 올 하반기 2천730가구가 추가로 입주하게 된다. 9개 동의 오피스텔이 준공해 1천982실 가운데 969실이 입주했다. 157개 동의 단독주택이 건축 신고된 상태에서 89동이 준공했으며, 한옥주택단지도 전체 73필지 가운데 시범주택 3필지를 제외한 70필지가 모두 분양된 상태다.
사람들이 새 둥지를 찾아 몰려들면서, 최근 경상북도가 도청신도시 1단계 사업구역 내 정주환경을 조사'분석한 결과, 상주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신도시 주민들은 지난 9월 말 주민등록 기준으로 6천219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았거나 원룸'오피스텔, 아파트 내 현장근로자 등 장기숙박 인구 등을 감안하면 실제 거주 인구는 대략 9천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은 지난 8월 말보다 1천 명이 증가한 수치다.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가 시작된 7개 아파트 2천919가구에 8천170명, 오피스텔 969가구에 969명, 단독주택 219가구에 465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아파트 미입주 및 11월 신규 입주아파트 등에 2천730여 가구가 입주하면 내년 상반기 상주인구는 1만7천800여 명에 이를 전망이다. 충청남도 도청이전지 1, 2년 차보다 빠른 추세다.
신도시로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다른 시'도에서 전입해 온 사례가 40%, 젊은 층이 73%를 차지했다. 군민 중 33%가 65세 이상으로 초고령화 시대를 맞은 예천군은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증가했다.
인구가 늘면서 교육시설도 속속 제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꿈빛유치원을 비롯해 풍천풍서초등학교, 풍천중학교가 지난해 개교했다. 2018년 3월에는 고등학교, 2019년 3월에는 가칭 호명초등학교가 추가로 개교할 예정이다. 도청어린이집을 비롯한 11개의 사설 어린이집도 운영 중이며, 어린이집 6곳과 유치원 3곳이 추가 개원할 예정이다.
◆삶의 편의를 위한 생활문화시설도 속속
다양한 생활문화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경북도청을 중심으로 동문 업무지구와 서문 아파트 단지 일대에는 지난 1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신도시가 조성될 당시만 해도 편의점조차 찾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생활문화시설로 은행 8곳, 음식점 61곳, 슈퍼마켓 16곳, 학원 10곳, 주유소 1곳 등 223개 업소가 입점했다. 예천농협이 올해까지 220여억원을 들여 신도시 내 아파트 밀집지역 인근에 3천471㎡ 규모의 '하나로마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소아과, 치과 등 10개 병'의원, 약국이 입주가 예정돼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신도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생활여건 개선은 새롭게 분양돼 준공을 앞둔 건물만큼이나 앞으로 신도시로의 인구 유입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청신도시 내 호텔과 종합병원, 영화관, 대형마트 등 대형 민간투자 유치도 속도를 내며 구체적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스탠퍼드호텔 그룹은 도청신도시에서 한옥형 호텔 건립에 나섰다.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이 호텔은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5년 10월 경북도와 안동시, 안동병원이 도청신도시 내 대규모 종합병원인 '메디컬 콤플렉스' 조성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문화시설로는 지난 5월 메가박스가 입점을 확정 짓고 영화관 6개관을 운영할 예정으로 해당 건물은 현재 공사 중이며, 최근에는 CGV도 입점할 예정이다. 주민 편의시설과 교육'문화 환경 인프라 구축을 위해 경북도서관이 2018년 말, 일'가정양립지원센터가 2019년 6월에 준공 예정이어서 지역의 랜드마크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3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경북도서관은 연면적 8천283㎡ 규모로 독도 사료관과 어린이열람실, 정기간행물실 등이 들어선다. 또 신도시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평생교육과 문화생활 향유를 위한 문화교실도 운영될 예정이다.
◆신도시 성공 정착을 위한 유관기관 이전 착착
경북도는 '행정중심의 복합형 자족도시' 완성을 위해 유관기관'단체의 신도시 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도시 이전 희망 유관기관'단체 107곳 가운데 이전 완료한 30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단체의 조기 이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7곳이 공사 중에 있으며, 2곳이 설계를 완료한 상태다. 13개 기관은 부지매입 및 설계 중에 있다.
지금까지 신도시에 입주를 완료한 기관은 경북도청과 도의회, 경북도교육청, 광복회, 학교안전공제회, 바르게살기운동 경북협회, 농협 등 각종 금융기관 등 30개 기관이고, 올해 말에는 대규모 인구 유입 유관기관'단체인 경북개발공사, 신도시 통합 119센터,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의 이전이 예정돼 있다. 신도시 2단계 사업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경북경찰청 등이 완공돼 신도시 인구 유입과 도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경북도는 이전기관에 대한 아파트 특별분양, 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안동시'예천군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인허가 등 행정적인 지원에도 나섰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도청신도시가 단순한 행정타운이 아닌 자족기능을 수반한 명품 신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생활문화, 교육, 환경개선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신도시 인근에 국가공단 조성, R&D시설 유치 등 도시 활성화 파급 효과가 큰 장기과제의 추진도 내실있게 준비해 추진하겠다고"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