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회사원인 이모(41) 씨는 올해 4월부터 육아휴직 중이다. 19개월 된 딸을 돌보며 하루를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 함께 식사하고, 날씨가 좋을 때는 둘이서 산책을 한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부녀 관계는 돈독해졌다. 딸이 아빠를 낯설어하지 않고 엄마처럼 친근하게 여긴다. 이 씨는 "처음에는 아이 키우는 일에 적응이 어려웠지만 이젠 능숙해졌다"며 "일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행복도 커졌다"고 귀띔했다.
대구경북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면서 전체 육아휴직자 10명 중 1명이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대구경북 남성 육아휴직자는 396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7명보다 67.1%나 늘어났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비중은 지난해 6.8%보다 3.8%포인트 높아진 10.6%다. 전국 평균 12.4%보다는 낮지만 10%대를 돌파했다는 의미가 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267명으로 14.3%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보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78%나 증가한 덕분이다. 대구의 남성 육아휴직자도 129명으로 지난해보다 48.3% 늘었다. 다만 전체 육아휴직자(1천860명) 가운데 남성 비중이 6.9%에 불과한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남성 육아휴직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3개월이 지나면 휴직급여가 줄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한다. 기업 입장에선 단기 대체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육아휴직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육아휴직 신청을 부서장이 반려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또 신청 사유를 해명해야 하는 사내 분위기도 육아휴직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태희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부부 공동 육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남성 비중이 늘고 있다"며 "맞벌이'맞보육시대에 발맞춰 대구경북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인식 개선과 지원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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