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공산업 중심 경상북도] <하>소형항공사로 지방공항 활성화

에어포항이 뜬다, 포항서 제주도로 가는 길이 편해진다

지난해 3월 활주로 재포장 공사를 마친 포항공항은 경북도 항공교통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해 3월 활주로 재포장 공사를 마친 포항공항은 경북도 항공교통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현재 포항공항을 모항으로 하는 에어포항이 취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에어포항의 항공기 도입 기념식. 경북도 제공
현재 포항공항을 모항으로 하는 에어포항이 취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에어포항의 항공기 도입 기념식. 경북도 제공

"포항공항은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효자 공항이 될 수 있습니다." 경상북도는 포항공항을 동해안의 거점공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포항공항은 KTX 개통 이후 항공 여객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소형항공사를 설립해 지방공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경북도 항공교통 선두주자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에 있는 포항공항은 포항시청에서 약 11.5㎞, 포스코에서 구룡포 방향으로 5㎞ 떨어져 있다. 1970년 2월 비행장이 개항돼 2002년 6월 새롭게 단장했다. 비좁은 청사 생활을 마감하고 넓은 주차장과 다양한 부대시설로 이용객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 항공기 운항 횟수는 연간 10만 회 정도 가능하고, 국내선 승객 357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활주로 재포장 공사를 마친 포항공항은 경북도 항공교통 선두주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포항공항은 김포 노선을 하루에 2회 운행하고 있다. 2014년 7월부터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공사로 운휴됐다가 지난해 3월 공사가 완료됐다. 하지만 기존에 취항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모두 재정 적자를 이유로 취항을 거부했다. 포항시민들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힘을 모은 결과, 대한항공이 지난해 5월 3일부터 재취항했다.

재취항 당시 운휴 전보다 높은 탑승률을 기대했으나 KTX 노선 개설과 지역적 한계로 탑승률이 50% 미만이었다. 현재는 50%대로 점차 이용객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포항공항도 환동해안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노선을 다변화한 국제선 취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항공항은 동해안의 거점공항이지만 승객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공항공사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항공항을 이용하면 주차비가 무료이다. 주차 공간도 넓어 하루 종일 주차가 가능하다.

인근의 군 장병과 포스코 및 계열사 직원들은 접근하기 쉽고 할인 혜택이 많다. 거의 KTX와 비슷한 요금이면서 1시간 정도면 서울로 갈 수 있다.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한 것이다. 지금도 해병대 입'퇴소식이 있는 날에는 거의 만석이다. 대한항공이 입'퇴소식 장병들 가족에게 30% 할인을 해주기 때문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휴가를 얻은 군 장병이 대한항공을 이용할 경우 3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한항공 관계자와 국방부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 전역에서 포항공항으로 접근성이 쉽도록 버스 노선 개편을 한다. 이번 개편은 현재 포항 노선의 중복을 피하고 필요한 곳에 버스 노선이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포항 전역에서 포항공항으로 접근이 쉽도록 노선을 개편할 예정이다.

◆소형항공기 사업 활기

현재 포항공항을 모항으로 하는 ㈜에어포항이 취항 준비를 하고 있다. 에어포항이 준비하는 비행기는 봄바디어 회사의 CRJ-200기종인 50인승 비행기로 짧은 활주로에도 운항할 수 있고 일본까지 갈 수 있다. 세계에서 1천 대가 운항하고 있다. 특히 개인 전용 항공기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에어포항이 운항할 경우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김포 노선은 2회에서 총 4회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제주에도 취항할 계획이다. 포항 인근 주민들이 제주 방문을 위해서 다른 공항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지난 6월 경북도, 포항시, 경주시, 울릉군은 지역 소형항공사를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울릉도, 흑산도, 백령도에 소형공항을 만들어 항공산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토론토에 있는 울릉공항과 비슷한 규모의 빌리비숍공항에서는 소형항공기가 인근의 미국 등 87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소형항공기가 가지는 장점이 분명하고 발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울릉공항이 2022년 완공되면 포항공항의 소형항공기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종사들은 소형항공기를 가지고 소형공항에 이'착륙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에어포항은 소형항공기를 미리 도입해서 운항하고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울릉공항에 취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항공사 지자체 출자 신설

경북도는 지역 소형항공사 설립을 위한 절차를 이행하기 위한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행정안전부의 출자기관 설립 절차와 조례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이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출자로 인해 신설되는 소형항공사는 공익의 목적을 분담하는 새로운 형태의 항공사가 될 전망이다.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도 지방정부의 예산이 투입돼 설립된 항공사로 현재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방정부가 항공산업에 투자를 꼭 해야 하느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형항공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경북도에 첫 소형항공기가 도입되면 국토교통부가 구상하고 있는 항공산업의 다변화와 동서 간의 화합, 지방공항 활성화와 관광산업,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등 선순환적 기능이 많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포항공항은 승객 감소라는 어려운 직면에 처해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공항공사, 대한항공, 에어포항, 지자체가 서로 협조하고 발전적인 노력을 모색해 나간다면 충분히 신성장동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역 산업'관광 견인한다

포항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는 군 장병이나 지역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군 장병이 비행기 탑승 전에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 주차장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심 중이다.

또한 대한항공도 경쟁사인 에어포항이 취항하는 만큼 운항 노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B737 기종에서 좀 더 작고 새 비행기인 CS 기종으로 좌석 수를 120석으로 줄여 포항시민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항공사 간 경쟁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공항 인근에는 포스텍, 포스코 등 교육'산업시설과 죽도시장, 경주의 불국사 등 문화재가 많이 산재하고 있다. 울릉공항이 건설되면 경제 성장과 더불어 항공 산업이 무한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항이 활성화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분히 가능성을 점검해 노력한다면 지역에서 산업과 관광을 견인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우리나라 항공 이용객 수는 매년 대폭 증가하고 있지만 공항 이용객이 일부 공항에 집중돼 지방 공항은 어려움이 많다"면서 "포항공항이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효자 공항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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