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선 그동안 창업지원기관 및 시책은 우수하지만, 민간창업투자는 활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탓에 창업기업들이 후속 투자를 받고자 수도권 등으로 떠나는 일이 적잖았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는 올해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간벤처투자 활성화'를 목표로 민간창업투자 인프라를 하나둘 확충하고 있다.
◆이제는 민간창업투자 확충
대구는 그동안 비수도권 최대 창업거점을 목표로 '양적 성장'을 일궈왔다.
대구시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한 21개 지원기관을 중심으로 벤처창업 활성화 부문에 42개 사업, 364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덕분에 민선 6기 출범 이후 총 1천170개의 창업기업이 배출되는 등 창업기업의 양적 확대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반면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VC)로 대표되는 민간창업 투자 환경은 상대적으로 서울, 경기도, 부산 등에 비해서 많이 뒤처져 아쉬움이 컸다. 대구의 한 기업지원기관 관계자는 "수도권에 있는 회사에서 '투자를 할 테니 이쪽(서울)으로 오라'고 하면 후속 투자가 아쉬운 스타트업 입장에선 가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구에서 지원받아 성장한 스타트업이 타지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민간 중심의 단계별 투자 환경 조성'에 힘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창업 초기 단계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엔젤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
지난해 2월 발족한 '대구창조경제리더스포럼'이 대표적이다. 리더스포럼은 지역 주력기업과 창업기업이 주기적으로 만나 정기적 네트워킹을 마련하는 장이 돼 왔다.
그동안 총 10차례 열린 리더스포럼에서는 51개 지역 벤처창업기업이 기업소개(IR)를 진행했다. 그중 7개사는 4억5천만원의 민간엔젤투자를 유치했고, 지역에 1개뿐이었던 엔젤클럽 역시 5개로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지역의 엔젤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민간엔젤투자에 대한 매칭투자 재원인 '리더스펀드'를 추가 확대하고, 엔젤아카데미 등을 통해 지역의 소액투자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년창업펀드 및 벤처캐피털 활성화
시는 투자자금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벤처창업기업을 대상으로 '공공 청년창업펀드'를 확대한다.
시는 현재 7개 창업지원펀드를 통해 1천17억원을 조성'운영하고 있다. 그중 시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200억원을 조성한 청년벤처창업펀드(C펀드)는 지역 창업기업 93개사에 70억5천만원을 투자, 창업기업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벤처스타트업 투자펀드도 새로 등장했다.
올해 7월 설립된 '인라이트벤처스(유)'는 대구에 기반을 둔 창업투자사다. 정부가 조성한 모태펀드와 시 지원금 등 162억원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2021년까지 지역기업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역 한 스타트업 대표는 "수도권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이 대구를 꾸준히 방문해 창업기업들이 대구를 떠나지 않고도 후속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올해 7월에는 대구의 첫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컨소시엄이 탄생했다. TIPS는 민간의 투자가치 판단 기법을 활용해 유망 기술창업기업을 육성하는 사업. 성공벤처인, 벤처캐피털(VC) 등으로 구성된 민간(운영사)이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해 정부의 R&D 지원을 이어줌으로써 고급 기술인력의 창업을 촉진한다.
대구 TIPS 컨소시엄에는 수도권 출신의 액셀러레이터인 '빅뱅엔젤스'와 지역의 대표 중견기업인 '평화홀딩스'의 투자재원 지원, 경북대가 힘을 합쳤다. 대구 TIPS 컨소시엄은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운영사 공모에 선정됐다.
대구 TIPS 컨소시엄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수도권의 투자그룹이 추가로 유입되고, 벤처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아울러 '삼성벤처파트너스데이' '대구벤처포럼' 등 수도권과 해외 유명 벤처투자자를 초대하는 장을 활성화해 지역에서 VC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공공 중심의 창업지원과 민간 중심의 투자 생태계가 활성화될 때 지속 가능한 창업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대구시는 조속한 시기 내에 창업 인프라와 투자 환경을 조성해 대구가 '창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힘 쏟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