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창업 환경은 매력적…투자자 만족시킬 마인드 키워라"

박문수 인라이트벤처스 공동대표

"대구는 스타트업(창업초기 기업) 환경이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훌륭합니다. 반면에 기업 관련 투자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고요. 그래서 대구에서는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들이 수도권보다 더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6일 만난 '인라이트벤처스(유)' 박문수(42) 공동대표는 '벤처캐피털(VC)리스트'를 투자자와 창업가를 이어주는 '중매쟁이'에 비유했다. 박 대표는 이날 투자받기를 희망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종일 심사를 했다. 그는 "VC는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인 만큼 투자자와 기업을 잘 파악해서 신뢰를 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올해 7월 대구에서 설립한 창투사다. 박 대표를 비롯해 서울에서 10년가량 경험을 지닌 4명의 젊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뭉쳤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주식회사의 장점과 자유로운 경영활동이 보장되는 조합의 장점을 결합한 유한책임회사법인이다.

대전'대구'광주의 연구개발특구본부 일자리창출 투자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박 대표는 대구 기업 환경에 낯설지 않다. 그는 "혹시 경영권이 침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탓에 투자받기를 꺼리는 경향이 지역 창업가들 사이에 있는 것 같다. 또 새 성장동력을 찾는 기존 기업가들도 벤처기업 투자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총 8년간 162억원의 투자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박 대표는 "앞으로 4년간 5억원에서 10억원가량씩 총 20개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투자 대상은 주로 대구지역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라이트벤처스가 현재 투자를 고려 중인 스타트업 중에는 신약개발 경험을 가진 대표가 설립한 기능성 화장품 업체, 삼성전자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대구창조경제센터 C랩에서 투자를 받은 VR업체 등이 있다.

박 대표는 "대구는 단연 매력적인 창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창업시설)가 많다. 지방자치단체의 창업기업 육성 의지가 강하고, 다양한 기업지원 기관이 있어 스타트업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대구 창업 환경의 강점을 말했다.

반면 지역 스타트업들에 대해선 "투자자가 원하는 창업가 마인드, 기업가 마인드를 잘 길러 어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VC는 당장 투자금을 필요로하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원하는 기존 기업에도 중요하다. 그런 분위기를 대구지역에 불어넣고 싶다"면서 "인라이트벤처스를 대구를 대표하는 창투사로 키워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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