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해 3분기에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고, 4분기에도 전망이 밝다고 한다. 몇 년 동안 세계 철강경기 부진과 방만한 경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포스코가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하니 반갑다. 그런데도, 포항 경기는 그다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협력 업체마저 실적 개선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361억원, 영업이익 1조1천257억원, 당기순이익 9천6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 1조3천650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9천791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번에 '1조원 클럽'에 재가입함으로써 포스코의 상승세를 입증했다.
이런 추세로 나아갈 경우 올해 영업이익은 2011년의 5조4천677억원 이후 6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국내외 철강 부분의 고른 실적 개선과 해외 철강법인의 영업이익 급등이 큰 기여를 했다. 이번 실적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꾸준하게 구조조정을 벌여온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방만한 계열사를 정리하고 철강 부문에 주력해 한때 71개의 계열사를 현재 38개로 줄이며 '뚝심 있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포항의 지역 경기와 협력 업체의 희생을 바탕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포스코가 실적 개선을 위해 협력 업체와 관련 업체를 상대로 과도하게 쥐어짜고 단가를 후려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거기다 경기 부진까지 겹쳐 포항의 철강 업체 일부는 부도가 났고, 상당수 업체는 힘겹게 버티고 있다. 철강에 의존하는 포항 경제가 바닥을 헤매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얼마 전 포스코가 포항'광양 등에 1천억원을 풀어 경기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는 뉴스가 있었다. 빈사 상태의 포항 경기를 감안할 때 1천억원 정도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불과하다. 실적 개선의 과실이 포항 경제와 협력 업체에 고루 분배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통 큰 투자'가 있어야 하고, 협력 업체 쥐어짜기도 그만둬야 한다. 지역 대표기업이자 국민 기업으로서의 마땅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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