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 선수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일본에서 활약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은 점 중 하나가 "저녁 늦게 시합이 끝난 후 출출할 때 전화 한 통만 하면 맛있는 배달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한국만큼 배달 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언제라도 배달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덕분에 습관적으로 야식을 즐기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야식은 저녁 식사 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먹는 음식이다. 출출할 때 먹는 간식 정도로 여기지만 자주 먹거나, 먹지 않으면 못 견딜 정도라면 일종의 병으로 볼 수 있다. 의학적으로 야식증후군은 폭식증, 거식증 등과 같은 섭식장애에 속한다.
야식이 하루 섭취 칼로리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을 경험한다면 야식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인간은 낮에 일하고, 밤에 쉬도록 '생체시계'가 내장돼 있다. 생체시계에 맞춰 체온과 호르몬 분비 등이 조절된다. 어두운 밤에는 체온이 떨어지고, 수면 호르몬(멜라토닌)이 분비돼 잠에 빠진다. 반대로 아침이 되면 수면 호르몬이 줄고 체온이 높아져 활동하기 좋도록 바뀐다.
하지만 야식을 먹으면 생체시계가 고장 나고 신체 리듬이 깨지게 된다. 도미노처럼 건강도 무너진다. 우선 수면장애다. 야식을 먹으면 위와 대장 등 소화기관이 쉬지 못하고 일하게 된다.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호르몬도 줄어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도 중간에 깨기 쉽다. 둘째는 비만이다. 치킨이나 패스트푸드 등 야식 메뉴는 칼로리가 높다. 2013년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야식으로 하루 전체 칼로리의 25% 이상을 섭취하는 경우, 남성은 1천cal, 여성은 300cal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식은 수면장애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다시 식욕이 촉진된다. 수면 중에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이 분비된다. 잠을 못 이루면 식욕 억제 호르몬 대신, 식욕 촉진 호르몬이 높게 유지된다.
야식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우선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공복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게 바람직하다. 저녁 식사는 잠들기 3시간 전까지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공복감이 심해 잠들기 어렵다면 기름진 음식 대신 과일이나 야채, 저지방 우유 등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택한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야식의 유혹을 피하는 방법이다. 식욕 촉진 호르몬은 오후 11시 전후로 분비되므로 그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생체시계는 스마트폰이나 TV에서 나오는 빛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늦은 시간에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 운동은 숙면에 도움을 주고, 야식증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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