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달구벌 상록봉사단 회원은 달성공원에서 매월 첫째 주 목요일 공원주변 사람들에게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기다리는 봉사가 아닌 찾아가는 봉사를 하루도 빠짐없이 해오고 있다.
우리들은 자원봉사를 해오는 과정에서 봉사활동이 우리 사회의 안녕과 복지,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걸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소중한 활동임을 깨달았다.
자원봉사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로운 의사, 자유로운 생활방식이 존중받아야 하는 국가사회의 이념처럼 한 사회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생활문화다. 자원봉사는 실업난, 가정파탄, 환경오염, 재난, 재해 등 각종 사회문제로 발생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정서적 훼손을 치유하고, 사회통합과 공동체 정신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인 면에서 봉사활동은 자신이 몰랐던 부분을 새롭게 아는 계기가 되고, 협동심과 리더십을 배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육체적으로는 스트레스 감소, 면역력 강화로 건강을 다지고, 노년기를 활력 있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역할로 볼 때는 전체 구성원들로부터 노년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받는 활동이기도 하다.
달구벌 상록봉사단 회원 30명은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점심 한 끼를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베푸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는다. 요리를 위해 양파를 까고, 무를 썰고, 마늘을 까고, 부추를 씻는 일은 가사와 요리를 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남자들에게는 참으로 흥미로운 일거리다. 음식을 조리하는 동안 커피 한 잔씩 마시면서 우리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단순히 좋아지는 정도를 넘어 그야말로 행복해진다.
회원들은 국수가 솥 안에서 눌어붙지 않도록 주걱으로 젓고, 건져 내 쫄깃함을 확보하기 위해 찬물에 씻고, 보기 좋게 한 그릇씩 정성껏 담아낸다. 사소해 보이는 일이지만 이 과정에 우리는 정성을 다한다. 정성을 다함으로써 단순히 국수 한 그릇이 아니라 진수성찬을 만든다. 우리가 쏟는 정성은 우리의 일을 가치있게 만들고, 우리의 영혼을 맑게 정화한다. 그래서 우리가 삶아낸 국수 한 그릇을 먹는 500여 명의 사람들은 환한 표정을 짓는다. 그들은 국수 한 그릇이 아니라 정성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쏟는 정성은 전염성이 강하다. 우리의 정성은 무료 급식으로 한 끼의 끼니를 잇는 이들에게 금방 전달된다. 휠체어를 타고 온 사람은 불편한 몸으로도 빈 그릇을 반납하는 장소까지 갖다놓고 돌아간다. 정말로 맛있게 잘 먹었다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이미 우리의 정성이 닿아 있음을 우리는 안다.
급식봉사뿐만 아니라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을 장애인 가구에 전달하기도 하고, 쌀과 빵, 우유를 사서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시설에 전달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연탄배달 봉사와 김장담그기 봉사도 빼놓지 않는다. 가난하고 병든 이의 썰렁한 방에 겨우내 먹을 김치를 내려놓고, 겨울을 따뜻하게 데울 연탄을 재어 넣고 오는 날이면 정말로 살아가는 보람을 느낀다. 30명의 봉사단원들이 조금씩 할애한 시간과 금전이 그들에게 몰아닥칠 겨울 한파를 막아냈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뿌듯하다.
우리 달구벌 상록봉사단원들은 자원봉사활동이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고 믿는다. 새마을운동이 가난한 우리나라를 부자나라로 만들었듯이, 자원봉사활동은 각박한 세상을 푸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새마을운동이 전 국민운동이었듯이, 자원봉사는 전 국민의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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