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고향 그리고 기부

"고향을 떠나 자리를 잡은 출향 인사들이 힘을 모아…교량 역할로 고향의 변화와 발전에 도움되도록 노력한다면 고향의 문제나 약점에 보탬이 될 답이 아닐까." "일찍 떠난 대구에 오니 '고향'과 '엄마'가 생각난다! 대구 발전에 힘쓰겠다."

앞은 필자가 30개월의 서울지사장 생활을 끝내고 대구경북 지자체의 서울사무소 근무 공직자의 경험 이야기 등을 모아 2016년 펴낸 '경상도 연어의 서울 이야기'에 나오는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 류목기 회장의 다짐 글이다. 뒤는 지난달 27일 저녁, 대구 김광석거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재경 대구 연고 출향인 모임인 달구벌희망포럼의 대구 나들이 행사에서 박한상 회장이 드러낸 속내다.

지금 두 사람은 서울에서 기업 경영에 참여하며 대구경북 출향인 모임 대표도 맡고 있다. 1992년 출범한 시도민회와 2009년 창립한 달구벌포럼은 흐른 세월의 차이에도 향하는 바는 다르지 않다. 대구경북 출신 회원의 친목 도모와 이를 바탕으로 모태(母胎)인 고향 발전에 보탬이 되는 데 앞장서자는 뜻은 같아서다.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애정과 걱정은 세월을 넘어 늘 그랬다. 고향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출향인이 나서 모임을 만드는 까닭이다. 그런 일의 이른 사례로는 영우회와 교남교육회가 대표적이다. 영우회는 1895년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 등으로 일어난 을미의병을 계기로 서울에 자리를 튼 경상도 사람 즉 영남인이 1905년 만든 모임으로, 1908년 시대에 뒤진 경상도의 변화와 교육을 위해 조직된 교남교육회의 기반이 됐다.

내 고향 장보기와 고향 특산물 사기, 고향 후배 장학금 전달, 서울학사 제공, 일자리 창출 참여에 이르기까지 재경 시도민회와 달구벌포럼이 펼친 숱한 활동을 살피면 경상도 특히 대구경북 출향인의 고향을 아끼는 마음은 시공(時空)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고향 발전의 든든한 예비군과 같은 존재이자 훌륭한 인적 자원이 아닐 수 없다. 고향의 또 다른 울타리나 다름없다.

정부가 지난달 26일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서 지치고 힘든 지방을 위한 뭇 정책을 내놓았다. 개인이 자치단체에 기부할 때 세액공제 같은 혜택을 주는 '고향사랑기부제' 도입도 들어 있다. 그 혜택은 개인의 고향 사랑 실천에 정부가 감사의 뜻으로 돌려주는 반대급부다. 떠난 출향인과 남은 고향 사람 모두에게 도움되니 반기지 않을 수 없다. 엄마 같은 고향 그리고 기부, 언제 들어도 정겹고 반갑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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