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로 물든 핼러윈…9'11 이후 최악 공격에 뉴요커 '충격'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테러 가능성이 의심되는 차량 돌진 사건으로 2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이날 사건은 미국 어린이들의 대표적인 축제일인 핼러윈데이에 발생한 데다 2001년 9'11 테러가 터졌던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불과 1㎞가량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심적 충격은 더한 모습이다.

◇자전거도로 20여 블록 돌진한 트럭…핼러윈데이 행진 앞두고 혼비백산

뉴욕 경찰이 29세 남성이라고 밝힌 범인은 이날 오후 3시께 로어 맨해튼의 허드슨강 인근 도로에서 픽업트럭을 몰고 범행에 나섰다.

트럭을 맨해튼 남쪽으로 몰면서 도로변의 자전거 이용자들을 향해 돌진한 것이다.

표적이 된 자전거 이용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기 시작했고 도로는 순식간에 비명이 난무하는 아수라장과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범인은 남쪽으로 20여 블록 떨어진 스타이브센트고등학교 인근의 챔버스 스트리트에서 스쿨버스를 들이받고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용의자는 페인트 볼 건 등 모조 총기 2정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며 시민들을 위협했다.

이후 경찰이 쏜 총에 복부를 맞고 붙잡혔으며 현재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럭을 나오면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범행 후 현장에서는 흰색 천에 덮인 희생자의 주검과 완파된 자전거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당시 맨해튼에서는 핼러윈데이를 맞아 퍼레이드 준비가 한창이었다. 범인이 핼러윈데이 인파를 겨냥했다면 피해가 더 커질 뻔했다.

사건 직후 인근 학교에서 쏟아져 나온 핼러윈 의상 차림의 학생들은 부모에게 달려가 안겼다. 화려한 분장으로 치장했던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우리는 뉴욕에서 우리 할 일을 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라신은 위대하다" 외친 범인…테러 가능성 무게

범인은 2010년 미국에 입국했으며, 뉴욕주 인근의 뉴저지주에서 차량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나 폭탄이 아닌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량을 이용한 '원시적 테러'가 맨해튼 도심에서 자행된 것이다.

뉴욕경찰(NYPD)은 이번 사건을 테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때문에 연방수사국(FBI)도 수사에 합류했다.

범인이 "알라신은 위대하다"고 외쳤고, 현장 트럭 안에서 'IS(이슬람국가)의 이름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한 메모도 발견돼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플로리다주 탬파에 주소를 둔 그는 최근 뉴욕과 맞닿은 뉴저지에도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보고받은 후 곧바로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에서 병들고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자가 공격한 것 같다"며 "뉴욕 테러 공격의 희생자와 유족들을 생각하고 애도하며 기도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