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문화·복지의 뿌리 달성] <4>문화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문화로 꽃피운 500여 수강생등

지난 4월 달성문화원이 주관한 제21회 비슬산 참꽃 문화제에서 김문오 군수를 비롯한 지역 대표들이
지난 4월 달성문화원이 주관한 제21회 비슬산 참꽃 문화제에서 김문오 군수를 비롯한 지역 대표들이 '2017인분 사찰 발우 주먹밥 만들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달성군 제공

최근 세계화의 큰 흐름이 지역화를 동반하고 있듯이 지역문화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중요 정책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문화와 그 진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985년 11월 21일 첫 창립한 달성문화원은 올해로 32년째를 맞으며 점점 농익어가는 청'장년기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열악한 재정 형편과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버텨왔다. 지역문화 행사 개최, 향토사료 수집 및 발간, 문화 교육과 향수 기회 확대, 시민문화 프로그램 운영, 경연대회, 공연과 전시 등 지역문화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다.

◆지방문화원 경쟁력 지역문화 발전의 척도

달성문화원은 지역민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고루 나눠주는 '분배자' 또는 '공급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달성문화원은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이사나 회원들이 일반 기업이나 이익단체와는 달리 문화적 동기에 의해 자발적인 참여 속에 이뤄져 모든 회원들이 가족처럼 서로 도타운 정을 나눈다. 각종 분과위원회와 소위원회 제도의 활성화와 함께 회원들에게도 업무를 분장, 소속감과 책임 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달성문화원은 군내 9개 읍'면별로 골고루 회원을 확보해 현재 전체 회원 수가 500여 명에 이른다. 문화원 운영은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문화학교의 수강료로 충당한다. 특히 달성문화원은 독립원사(院舍)를 갖춰 다른 지방문화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전국 229곳 지방문화원 중 독립원사를 보유한 곳은 10여 곳에 불과하다.

지난 2004년 3월 준공된 달성문화원 원사는 지상 2층 건축물(연면적 2천172㎡)에 공연장, 전시실, 강의실, 취미교실, 컴퓨터실, 무용실, 국악실 등을 갖췄다.

◆지역특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날이 갈수록 지역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대다수 문화원들은 주민자치센터나 평생학습센터와 그다지 차별화하지 못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달성문화원은 확연히 다르다.

달성문화원이 운영하는 '달성 문화학교'는 주민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는 곳마다 배우려는 사람들이 넘치고 열정 또한 대단하다. 매년 1월 개강하는 문화학교는 올해로 21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32개 강좌로 구성돼 있는 문화학교 프로그램은 컴퓨터, 음악(바이올린'사물놀이'민요'가야금병창'대중가요'대금'기타'색소폰), 한국화, 한국무용, 한지공예, 꽃꽂이, 사진, 요가, 도예, 시인대학, 생활풍수학, 자연치유학, 바리스타 등으로 아주 다양하다.

수강생들은 평소 문화학교에서 갈고닦은 놀라운 실력을 때때로 전시회나 연주회를 통해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뽐내기도 한다. 단오절인 지난 5월 30일 강좌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한국화반 '묵원회'가 부채전시회인 '하풍전'(夏風展)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열흘 동안 개최된 하풍전은 달성문화원 한국화반 지도강사인 금동효 화가의 지도 아래 회원 25명의 작품 135점이 전시됐다. 이 밖에 사물놀이반은 매년 국악의 향연을 주제로 우리 소리 정기공연과 정월대보름 지신밟기와 달집태우기 행사를 통해 우리의 옛 정취를 되살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달성문학의 산실인 시인대학반의 '비파산참꽃시문학회'도 정기적으로 작품 발표회를 갖고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달성지역에서 문학의 싹을 틔우기 위해 태동한 시인대학은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회원들 가운데 10여 명이 중앙문단에 데뷔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수십만 인파 몰려오는 비슬산 참꽃 문화축제

비슬산 정상 약 99만2천㎡에 달하는 참꽃 군락지에는 해마다 늦은 봄이면 참꽃이 만개, 진분홍의 천상화원을 만들어 낸다. 달성문화원은 매년 늦은 봄 유가면 비슬산 자연 휴양림 일대에서 '비슬산 참꽃 문화제'를 직접 주관한다.

올해는 지난 4월 22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제21회 비슬산 참꽃 문화제'에 60여만 명이 넘는 역대 최대 인파가 찾았다. 참꽃축제는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대구시 우수지역축제로 선정된 달성군의 대표축제이다.

특히 올해는 축제기간 중 참꽃의 만개와 휴양림 주차장에서 대견사 정상까지 전기차 운행, 여기에 일기가 쾌청해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이 때문에 달성군은 평일에도 비슬산 순환로의 일방통행을 실시하는 등 특별교통대책을 수립할 정도였다.

진효진 달성문화원 사무국장은 "올해 비슬산 참꽃축제에 사상 최대 인파가 몰려들어 이제 전국적인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며 "이번 참꽃축제는 콘텐츠와 주제가 서로 잘 부합되는 등 축제의 구성요소가 딱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국제적 문화 네트워크 구축

대부분의 지방문화원들이 답보 상태에 머무는 이유는 지역사회의 문화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탓이 크다. 특히 지방문화원은 지역문화 콘텐츠의 개발 등 적극적인 문화 활동을 통한 내재적 변화가 필요하다. 국가와 국가 간, 중앙과 지역 간 문화교류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문화네트워크의 구축이 절실하다.

달성문화원은 이와 같은 국제적 문화 네트워크도 구축된 상태다. 달성문화원은 지난달 4년째 자매결연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문화관을 방문, 전통문화 교류 등 지속적 우호 협력을 다졌다. 지난 5월 이뤄진 연길시문화관 측의 방한에 이은 답방 형식으로 마련됐다. 차준용 원장과 강문배 부원장을 비롯한 달성문화원 임원과 운영위원 등 16명으로 꾸려진 이번 방문단은 연길시 공연장에서 열린 '제1회 중국 조선족문화관광절 및 조선족농악무전시회' 행사에 초청받아 민족 전통문화 예술의 정신을 피부로 느끼고 몸소 체험했다.

그동안 연길시문화관 측은 해마다 5월이면 순수 문화교류 차원에서 달성군을 방문, 도농도시에서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달성군 지역의 눈부신 변화상을 보고 가서 연길시 동포들에게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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