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現 중2 자사고·외고 불합격 땐 집에서 먼 일반고 배정될 수도

우선선발권 폐지로 명문 학군 부활 우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의 학생 선발 시기가 일반고와 같아지면서 '고교 서열화 해소'라는 측면과 함께 '명문 학군 부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될 이번 정책은 당장 오는 6일 시작하는 대구 3개 자사고의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2일 교육부가 자사고'외고 학생 우선선발권 폐지와 관련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지역 입시업계 및 교육계는 수성구 학군 선호학교의 인기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3은 8~11월에 모집하는 과학고'외고'국제고'예체능고'마이스터고'특성화고'자사고 등에 우선 지원한다. 전기모집에서 불합격하면 12월부터 모집하는 일반고에 지원하면 되기 때문에 일반고 진학에서 불이익이 전혀 없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전기모집 고교 중 자사고와 외고'국제고가 일반고처럼 후기모집으로 바뀐다.

자사고나 외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학생의 경우 구제 대책이 사실상 없다. 시'도 교육청별로 불합격 학생들을 일반고에 배정하는 방식을 정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원이 채워지지 않은 일반고에 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떨어진 학생들을 위해 2차 추가 선발'배정 기간을 둔다고 밝혔으나 집에서 가깝거나 선호도가 높은 학교에 배정받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 지원율이 떨어질 거라는 게 교육부의 계산이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시'도교육청은 내년 3월 말까지 2019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현 정부의 '자사고 고사 작전'에 따라 자연계열 지망 학생들이 내년부터 과학고, 영재학교에 대거 몰릴 공산이 크다"면서 "대구에서는 수도권 주요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을 대세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내신의 불리함을 학교 활동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성구 입시 명문고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실장도 "기존처럼 자사고에 진학하던 상위권 학생들이 수성구 일반고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역 대학을 노리는 중위권 학생들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내신을 상대적으로 쉽게 받을 수 있는 다른 학군으로의 이동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금도 일부 지역 명문고와 타 일반고 간 격차가 큰 상황인데 이번 정책으로 인해 이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하위권 일반고를 더 피폐하게 만드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책 목표인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서는 고교 체계를 손보는 것과 함께 일반고 정상화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현재의 정책만으로는 일반고가 살아나는 게 아니라 자사고'외고 등 특목고를 죽이는 것일 뿐"이라며 "자사고'외고 폐지와 유지로 갈려 국민들에게 싸움만 붙이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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