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종 님(전 대구고검 사무국장)의 기고문 '계산성당 옆 이인성이 섰던 자리'(본지 7월 31일 자)를 읽고 글쓴이나 글을 읽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우선 '이인성나무'가 있기까지의 배경을 살펴보면 이렇다. 민선 1'2기 때 대구시는 많은 나무를 심었다. 20여 년 전, 그때는 나무가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에 대해 시민들의 인식이 부족했다.
따라서 사업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재정상태도 건전하지 못한데 나무 심는 데 너무 많은 투자를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지속되어 어느 정도 숲의 도시로 변모하자 긍정적으로 변했다. 그즈음 많이 심는 것도 중하지만 시가지 도처에 산재한 선조들이 물려준 생명문화재라고 할 수 있는 큰 고목들이 택지 개발, 도로 확장 등으로 잘려나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고민을 하던 중 태국 정부가 도벌꾼들로부터 나무를 지키려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나무마다 스님의 이름을 써 붙여 놓으니 아무리 돈에 눈먼 도벌꾼들도 감히 베지 못해 지킬 수 있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불교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선택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다. 고심 끝에 채택한 방법은 나무에 지역사회에 공헌한 인물의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 하여 '역사 속의 인물과 나무'라는 타이틀로 달성공원을 나라에 헌납한 서침을 기리는 '서침나무' 등 모두 24그루를 선정해 팻말을 설치했다. 이인성나무도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했다. 현재 골목 문화해설사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그때에는 스토리텔링이라는 말도 없을 때였으며 골목투어도 시행되지 않을 때였다.
이 작업은 나무도 보호되고 관련 인물을 통해 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신호종 전 사무국장이 이인성나무를 통해 천재 화가 이인성에 한발 더 다가가려고 무던히 애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신 전 사무국장은 "이인성이 계산성당을 그리기 위해 이젤을 놓았던 자리를 표시하고 그곳에 서서 계산성당을 바라보면서 그와 교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 북쪽에 자리 잡은 쉼터를 옆으로 좀 이동시키고 이인성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섰던 장소를 설치하자고 몇 사람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대한민국 더 나아가서 세계 미술학도들이 이곳에 와서 이인성의 시각과 관점을 이해하고 교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이런 신 전 사무국장의 이인성에 대한 깊은 애정은 지역 화가는 물론 시민이나 다른 장르의 예술인들에게는 들어보지 못한 말이라 큰 감동을 준다.
그러나 지적한 북쪽의 쉼터 이전은 이번 기고문을 보고 성당 관계자의 협조가 있었으면 하나 또 다른 제안 사항, 이젤을 놓은 장소 표시는 아쉽게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혀 두려고 한다. 그림 '계산성당'은 달구벌대로 건너 남산동 33번지, 지금의 알리안츠(보험회사)빌딩 옆 부인 김옥순 여사의 집, 즉 의사인 장인 김재명이 마련해준 남산병원(달구벌대로 부지로 편입) 3층 대구 최초의 아틀리에 '이인성양화연구소'에서 그려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 전 사무국장이나 시민들의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다시 한 번 신호종 전 대구고검 사무국장의 이인성 사랑에 찬사를 드린다. 도시를 가꾸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 독점적으로 맡겨진 일이 아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을 때 도시는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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