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4선' 유승민·주호영 13년 동고동락 끝내

2004년 17대 국회의원 함께 등원, 계파 달랐지만 개혁보수로 뭉쳐

바른정당 통합파 국회의원 9명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대구 최다선 국회의원이자 둘뿐인 4선 유승민'주호영 국회의원이 13년간 정치 여정의 동고동락을 끝냈다.

두 사람은 2004년 17대 국회에 함께 등원한 정치 동기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소장파 경제학자 출신인 유 의원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발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가 정치인으로 자리 잡는 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이 컸고, 2015년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날 때까지 친박(친박근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반면 주 의원은 2003년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정계에 입문,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대표적 친이(친이명박)계 인사였다.

계파는 달랐지만 둘은 지난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겪으며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하는 등 정치 행보에서 공통분모가 있었다. 심지어 낡은 보수인 새누리당(지금의 자유한국당)과는 결별하고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이라는 배에 오르는 모습도 흡사했다. 지난 5월에는 주 의원이 당의 대선 주자인 유 의원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전국을 돌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당의 진로를 두고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5%대를 오르내리는 정당 지지율 탓에 주 의원은 통합으로 활로를 모색하려 했다. 실제로 주 의원은 이달 중순 "한국당 내 여러 사정이 정리된다면 통합 논의가 좀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했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통합 문제를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겠다"는 답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유 의원은 줄곧 '개혁적 보수의 길'을 외쳤다.

바른정당 의원 절반가량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유 의원이 개혁보수의 길을 어떻게 지키고 끌고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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