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역에 침범해 나포된 지 7일 만에 풀려난 어선 '391흥진호'(본지 10월 28일 자 6면, 11월 1일 자 9면 보도)는 선장의 어획량 욕심이 화를 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흥진호가 정상조업 중이었다고 해경에 거짓말을 했던 전(前) 선장이 이 배의 실질적 선주로 밝혀짐에 따라 처벌받게 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6일 흥진호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선장 A(47) 씨가 어획량을 올리고자 고의로 한'일 중간수역에서 북한해역 안으로 92㎞ 정도 침범해 조업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6일 울릉도를 출항해 다음 날 한'일 중간수역에서 조업했지만 복어가 1마리밖에 잡히지 않자 18일부터 북동쪽으로 이동해 물고기를 찾았다. 그러다 북한 수역으로 갈수록 어군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북한 해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벌였다.
당시 A씨는 불법 조업도 모자라 북한수역을 넘은 18~20일 어업정보통신국에 한'일 중간수역에서 정상조업을 하고 있다고 거짓으로 위치를 보고했다. 게다가 지난달 19일에는 설치해 둔 어구 150통 중 50통이 절단되자 주변에 있던 북한 어선 2~3m까지 접근해 위협'항의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진호는 지난달 21일 0시 30분쯤 북한 경비정이 사이렌을 울리며 접근하자 도망치다 1시간 만에 나포됐다. A씨는 "도주할 때 북한 경비정이 충돌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 경황이 없었고, 북한해역에서의 불법 조업 처벌이 두려워 해경이나 어업정보통신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이번 해경 수사에서 흥진호의 실질적 선주도 가려졌다. 포항해경은 "흥진호 전 선장이었던 B(47) 씨가 실질적 선주였다. B씨는 흥진호 위치를 정상 조업 중이라고 허위로 보고해 해경 수색 등 직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B씨는 '흥진호 위치보고 미이행 선박' 신고 건으로 본격적인 해경 수색작업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해경과의 통화에서 "흥진호와 통화한 시간은 22일 오전 8시 20분쯤이다. 독도 북동 170해리에서 조업 중이며, 안전상 이상이 없고 경비세력 투입을 원치 않는다"고 했으며, 다음 날 통화에서도 "아직 연락이 되고 있지 않으나, 조난 등 사고를 당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다 흥진호가 한국에 이계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6일 말을 바꿔 "22일 최초 통화는 사실이 아니다. 이보다 이틀 전 실제 최초 통화를 했고, 고기가 없어 어업 실적이 부진하다는 판단에 러시아 해역 쪽으로 들어가 조업을 했을 것 같았다. 해경이 알면 안 될 것 같아 거짓말했다"고 털어놨다.
포항해경은 A씨를 월선 조업(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B씨를 직무집행 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월선 조업 양벌규정에 따른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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