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경에서는 국내 유명 프로'실업팀 운동선수들과 이들을 태운 전세버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문경의 식당과 숙소, 주요 거리는 관광객들과 더불어 씩씩한 젊은 선수들로 북적이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국군체육부대 유치와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개최 등으로 국제적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한 문경에 크고 작은 스포츠대회는 물론 전지훈련을 하러 오는 선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지훈련 열풍
문경은 2013년 전지훈련 규모가 12개 팀 670명이었지만 이듬해 국군체육부대가 옮겨오고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치른 후인 2016년에는 국군체육부대 24개 종목 171개 팀 2만8천974명, 시민운동장 정구 18개 팀 746명, 씨름 34개 팀 1천539명, 육상 5개 팀 816명 등 총 330팀 3만7천 명이 문경에 머물렀다.
올해는 10월 현재 280개 팀 3만3천여 명이 문경을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고,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4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연인원 4만 명이 문경에 체류하는 것은 문경시 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문경시는 전지훈련팀과 전국대회를 관리하는 전담부서를 만들었을 정도다.
올해 3월 6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문경 상무배 탁구합동대회의 경우 전지훈련과 함께한 대회로 주목을 받았고, 이 대회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남규, 현정화 감독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지훈련팀은 양적 확대에다 질적으로도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종목별 국가대표팀, 한국마사회, 삼성생명, 한국체대, 대한양궁협회 유소년팀, 대학팀, 실업팀, 국가대표 상비군 등에다 일본, 대만, 키르기스스탄 등 해외 훈련단의 참여도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문경 전지훈련의 매력 중 하나는 국군체육부대 최첨단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면서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한 체육부대 선수들과 연습경기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는 전지훈련장이 국내에는 전무하다.
실업팀과 대학팀 입장에서 보면 체육부대만큼 멘토로 적합하거나 실력을 견줘 볼 만한 파트너가 드물다. 체육부대 역시 이들 실업팀과 대학팀이 찾아와 훈련 파트너가 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실전 훈련이다.
홍만조 문경시 새마을체육과장은 "문경이 국토의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2시간 만에 접근 가능하고, 훈련하기 좋은 기후,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자원 등이 국군체육부대의 인프라와 합쳐져 문경을 전지훈련의 메카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전국대회 단골 개최 장소
2014년 17개 전국대회를 개최했던 문경은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 이후부터 전국대회가 늘기 시작해 지난해 29개 전국대회를 유치했고, 올해 9월 현재 28개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이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문경의 스포츠 메카 명성은 프로야구 경기로 이어지고 있다. 문경상무야구장(국군체육부대야구장)에는 한 해 48경기의 KBO 프로야구 퓨처스리그 야간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문경상무야구장은 퓨처스리그 야구장 중 야간경기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곳이어서 다른 구단 야구장에 비해 많은 야간경기가 열리고 있다.
야간경기 덕분에 타 지역 팬들의 야구장 방문도 크게 늘어 지난해 문경시와 국군체육부대는 야구팬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야구장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진입로를 개설하기도 했다. 문경의 스포츠 열기는 유소년 인프라로 연결돼 문경 글로벌선진학교와 영순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창단되고, 신기초등학교에는 축구부가 만들어졌다.
◆스포츠 특수
문경시는 해가 거듭될수록 전지훈련팀과 전국대회 규모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 숙박업, 요식업, 운수업 등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지훈련으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5억원으로 추정되고, 전국대회 개최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는 60억원에 이른다. 이용복 문경시체육회 사무국장은 "숙소를 구해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 문경에 전지훈련팀이 몰리고, 전국대회가 열릴 때는 숙박업소 방이 동이 나 선수들이 훈련 스케줄보다 숙소부터 예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라고 했다.
전지훈련팀과 전국대회가 급증하자 문경에는 최근 30실 이상의 숙박업소가 8곳이나 문을 열었다. 일부 농축산물 공급업체는 선수들과 체육부대 장병들의 급식으로 한 해 15억원의 스포츠 특수를 누리고 있다.
주목할 것은 문경시가 적은 예산으로 지역 숙박'음식업계에 특수를 가져다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상북도교육감기 초중고 유도대회 및 전국체전 최종선발대회, 복싱 전국체전 최종선발전 등의 경우 경상북도교육청과 경북유도회가 주 경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문경시가 부담해야 할 예산은 1천여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이들 대회에 참가한 선수와 임원은 한 대회당 평균 400명, 학부모 400명 등도 포함하면 무려 800여 명이 문경에 2박 3일간 머물러, 지역 숙박 및 음식업계에 큰 특수로 이어지고 있다.
◆국군체육부대
국군체육부대는 관광산업 위주의 문경에 스포츠 특수라는 큰 선물도 안겨주고 있다. 국군체육부대는 태릉선수촌의 5배 규모로 화려한 스포츠 관련 시설을 자랑하는 국가 엘리트 체육의 요람이다.
건립비 3천940억원으로 호계면 견탄리 일대 150만㎡에 실내훈련장 18동, 실외훈련장 10동, 실내육상동 1동, 선수 숙소 등 29개 동과 다수의 영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1만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스타디움은 4개 면의 축구장, 근대5종 복합경기장, 사이클 벨로드롬을 갖추고 있다. 국제규격 경기장은 축구, 럭비, 핸드볼, 농구, 유도, 복싱, 레슬링, 수영, 육상, 태권도, 아이스하키, 빙상 등 22개의 하계 종목과 5개의 동계종목을 치러낼 수 있다. 특히 14개 종목 동시훈련이 가능한 V자형(520m)의 국내 최대 실내훈련장, 세계 유일의 근대5종 전용 실내경기장, 꿈의 트랙인 '몬도트랙'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문경종합스포츠타운 조성
문경시는 2014년 도민체전,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전후해 실내체육관, 시민운동장, 온누리체육관, 배드민턴 전용구장, 시민정구장, 씨름장, 국궁장 등 체육시설들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했다.
문경은 스포츠 메카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기 위해 '문경종합스포츠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진천선수촌 개장과 관련, 국군체육부대와 협력, 제3국가선수촌 조성 등 중장기 발전계획도 세우고 있다.
기존 실내체육관 등이 좁은 장소, 낮은 접근성 등으로 국제대회 및 큰 대회 유치가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경시 종합체육관 건립 중장기 계획을 만들어 총사업비 500억원으로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문경시민정구장 돔 설치를 위해 도비 11억원을 확보, 폭염'우천'강설 시에도 대회 및 전지훈련이 가능한 사계절 시설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장애인을 위한 전용 체육관인 '문경온누리스포츠센터'도 본격 운영 중이다. 총사업비 44억원이 투입된 문경온누리스포츠센터는 연면적 1천176㎡에 지상 1층 규모로 농구, 배드민턴, 배구, 탁구 등 다양한 구기종목이 가능하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전지훈련, 전국대회,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스포츠 시설, 지역경제 특수 등 문경의 스포츠 산업이 관광 산업과 함께 문경의 미래를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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