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심한 안개는 생전 처음 봅니다."
경북도청 공무원 등 신도시 주민 사이에서 안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10월 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안개에 뒤덮이는 안동과 도청신도시 일대 풍경은 신도시로 새로 온 주민들에게 낯설기만 하기 때문이다.
도청신도시에 사는 한 공무원은 "아파트 고층에 사는데, 출근 시간대 안개가 워낙 심해 아침이 온 것도 모를 정도"라며 "지난달 내내 낀 안개를 보며 안동이 정말 안개가 심한 도시임을 새삼 알게 됐다"고 했다.
안동은 소백산, 태백산맥으로 둘러싸인 분지인 데다 주변에 안동댐, 임하댐이 있고 낙동강이 시내를 가로지르며 흘러 안개가 유난히 잦은 도시로 유명하다.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안동 지역 안개는 2014년 51일, 2015년 64일, 2016년 53일 관측됐으며 올해도 10월 말까지 49일로 집계됐다.
기상청 안동기상대 관계자는 "안동은 경북 지역 시'군 중 울릉도 등 일부를 제외하면 안개가 가장 많이 관측되는 도시다. 지난달에만 13차례 안개가 끼는 등 가을엔 거의 매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잦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대구 지역 안개일수가 14일뿐임을 감안하면 주로 대구에서 생활하다 도청 이전으로 안동으로 온 사람들에게 짙고 빈번한 안개는 색다른 볼거리(?)로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안동시민들은 안개 탓에 농사나 일상생활 등에서 늘 불편을 겪고 있다. 안동시 임동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권모(60) 씨는 "짙은 안개는 벌의 수분 활동을 방해하고 일조량에도 악영향을 줘 농사에 방해가 된다. 영양제를 뿌릴 때도 불편하고 사과가 늦게 익으면 출하 시기가 지연돼 제값을 받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겨울철 안개는 도로 표면을 얼어붙게 해 교통사고 원인이 된다. 안개가 끼는 날 한 번 사고가 나면 연쇄 추돌 등 큰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면서 "심한 안개가 운전자 시야를 방해해 시골길을 산책하는 노인 등 보행자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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