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고장 달성군에는 현재 6'25참전전우회, 월남참전자회, 전몰군경유족회 등 모두 10개의 호국보훈단체에서 9천859명 회원들이 국가유공자로서의 자존감을 갖는 것은 물론 군민들로부터 그동안 국가를 위한 헌신에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영화 '빨간 마후라'의 실제 주인공이자 '6'25전쟁영웅'으로 추앙받는 유치곤 장군을 비롯해 계급장도 없이 전장으로 뛰어던 어린 학도병까지 호국에 대한 의지는 누구 하나 남다르지 않다.
달성군은 이들 보훈대상자들을 위해 점차 보훈수당을 늘려나가고, 또 보훈정책자문위원회 설치 및 보훈기금 조례안 제정, 지역의 호국'보훈인물 발굴 확대, 보훈복지사업 개발 등 관련정책 수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달성군이 낳은 '전쟁 영웅' 유치곤 장군
달성군 유가면 쌍계리 출신으로 6'25전쟁 당시 203회 출격기록을 세운 유치곤 장군. 유 장군이야말로 달성군이 낳은 역대 최고의 국가유공자다. 정부로부터 '6'25전쟁영웅'으로 명명된 유 장군의 최대 업적은 단연 '승호리 철교' 폭파작전의 성공이다. 6'25 당시 대동강 지류인 남강에 설치된 승호리 철교는 당시 북한의 핵심 후방 보급로였다. 미 제5공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후방 보급로 차단을 위해 36회에 걸쳐 출격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이후 미군을 대신해 한국 공군이 임무를 맡았고, 1952년 1월 15일 유 장군이 이끄는 F-51 전폭기 편대가 철교를 두 동강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유 장군은 1965년 1월 1일 대구의 제107기지단장으로 재직 중 과로로 39세의 젊은 나이에 순직했다. 유 장군의 아들 유용석(공사 26기) 소령도 1982년 제주도에서 훈련 도중 순직했다.
유치곤 장군을 주제로 한 영화 '빨간 마후라'는 신상옥 감독이 1964년 제작한 한국 최초의 항공 영화이다. 유치곤 장군을 테마로 전투기 조종사들의 전우애와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당시 관객 25만 명으로 대박을 터뜨린 영화다.
특수촬영한 비행 장면, 호쾌하고 매력 있는 주인공 등으로 주목받은 영화 '빨간 마후라'는 서울 명보극장에서만 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대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서울 인구가 300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국민영화였다.
달성군은 2005년 14억원의 예산을 들여 유 장군의 고향인 달성군 유가면 비슬산 입구 4천300㎡ 터에 유 장군 동상과 유품, T-37 제트훈련기, F-86 전투기 등 전투장비, 6'25전쟁과 안보 관련 자료 등이 전시된 '유치곤 장군 호국기념관'을 조성했다. 달성군과 유치곤장군호국정신보존회는 해마다 6월이면 유치곤 장군 호국기념관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행사 때마다 역대 공군 참모총장들과 전'현직 공군 장성들이 참석하는 등 모두 30여 개의 별이 뜬다. 특히 세계적 군사에어쇼에서 위용을 자랑하는 공군 블랙이글스 비행단(T-50기 8대)이 푸른 창공을 가르며 유 장군의 넋을 기린다.
대구보훈청과 달성군은 2015년 5월 '호국영웅 알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유치곤장군 호국기념관에서 현풍 방향 620m 구간을 '유치곤길'로 명명하기도 했다.
◆국가보훈가족을 위한 지원사업 확대
달성군은 현재 보훈대상자들에게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준해 혜택을 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법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을 합당하게 예우하고 지원함으로써 이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기르는 데 이바지함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에게 크게 10가지 범주에서 혜택을 준다. ▷보훈급여 지급 ▷교육 지원(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장학금'학습보조비) ▷취업 지원(가산점 부여 및 취업 알선, 직업훈련교육 지원) ▷의료 지원(보훈병원 및 위탁병원 이용, 진료 및 보철구 무상 지원) ▷차량 지원(차량 관련 세금, 통행료 면제, LPG 차량 지원) 등으로 위로하고 있다.
특히 달성군은 해마다 운영 보조금을 편성해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광복회, 6'25참전유공자회 등 10개 보훈단체에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 산하 8개 구'군 가운데 달성군의 보훈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율이 가장 높다. 올해 달성군의 보훈단체 보조금은 2억2천여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전유공자(1만4천509명) 사망 시 지급되는 위로금도 달성군은 30만원에 이른다. 참전유공자가 아닌 보훈대상자(순국선열'전몰군경'순직군경의 유족, 애국지사전상군경'공상군경'무공수훈자 및 유족, 2만9천517명)에 대해 달성군만 매월 3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삼조 6'25참전유공자 달성군지회장은 "보훈단체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보조금으로 사무실 운영비, 총회비, 각종 행사비 등을 충당한다. 그러다 보니 보훈단체 살림을 꾸려나가려면 항상 빠듯하다. 그나마도 달성군은 좀 나은 편이다. 중앙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유공 명예와 자긍심 우리가 살린다
달성군은 지역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들을 대상으로 맞춤식 보훈선양 사업과 복지사업을 위한 중장기 사업으로 '보훈정책자문위원회' 구성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일정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보훈단체의 복지지원 사업에 활용하는 '보훈기금 조례안'도 제정할 방침이다.
달성군은 보훈가족들의 숙원이었던 보훈회관도 마련했다. 지난 2015년 12월 사업비 22억6천만원을 들여 옥포면 기세리 1천557㎡ 터에 지상 4층 규모(연면적 1천313㎡)의 보훈회관을 준공하고 10개 보훈단체를 한곳으로 입주시켰다.
석민순 달성군 복지기획담당은 "보훈회관 건립은 달성군의 1만여 보훈가족들의 오랜 염원이었다"며 "그동안 달성군 전역에 흩어져 있던 보훈단체들이 한데 모여 편의성이 더해졌다"고 했다.
달성군은 호국영령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올해 2월 현풍면 성하리 충혼탑 공원에 충혼당을 건립했다. 대구시 8개 구'군에서 최초로 추진된 충혼당 건립공사는 예산 2억2천만원을 들여 대지면적 9천34㎡에 지상 1층(32.8㎡) 규모다.
현재 충혼당에는 지역출신 호국영령 1천232위가 모셔진 가운데 상시적 개방으로 참배를 희망하는 유공자 가족과 지역주민들은 언제든지 헌화 및 추모의 예를 올릴 수 있다.
여기에다 달성군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보훈대상자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해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 달아주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문패는 황동재질로 가로 180㎜, 세로 70㎜, 두께 5㎜로 '국가유공자의 집'이란 글에 상단에는 태극기를, 사방 모서리는 무궁화 문양과 하단에는 달성군 마크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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