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 '능소화 하늘꽃'은 조선시대 사람 이응태(李應台'1556~1586)의 분묘 이장 작업 중 무덤에서 출토된(1998년 안동시) '원이엄마의 편지'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2010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원이엄마'라는 제목으로 공연됐던 작품이 올해 '능소화 하늘꽃'으로 거듭났다. 연출을 맡은 정갑균 감독은 "능소화를 하늘꽃이라고 명명한 까닭을 생각해본다면 이 오페라를 더 재미있고,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페라 작품 속 능소화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동시에 독을 품은 꽃이다. 활짝 핀 모습 그대로, 시들지 않고 툭 떨어지는 능소화처럼 이응태와 여늬 부부의 사랑은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다. 작품의 제목인 '능소화 하늘꽃'은 능소화가 지상의 꽃이 아니며, 그 꽃을 훔쳐 지상으로 달아난 여늬와 그녀를 추적하는 팔목수라(운명)의 사투를 암시한다.
결국은 떨어지고 마는 능소화처럼, 여주인공 '여늬'는 팔목수라와의 대결에서 패한다. 그러나 시들지 않고 떨어지는 능소화처럼 여늬는 패했으나, 굴복하지 않는다. 세 주인공 여늬와 응태, 팔목수라가 각자 벼랑 끝에 선 처지에서 토해내는 아리아는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존재의 비애를 전한다. 한국 창작오페라 연출의 거장 정갑균 감독이 연출과 무대 디자인까지 직접 맡았고, 중국 텐진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 지휘자 백진현이 지휘봉을 잡는다. 한국 대표 소프라노 중 한 사람인 마혜선과 유럽에서 '나비부인'으로 유명한 소프라노 윤정난이 각각 10일(금)과 11일(토) 공연에서 여주인공 '여늬' 역으로 출연한다.
VIP석 10만원/R석 7만원/S석 5만원/A석 3만원/B석 2만원/C석 1만원/ 053)666-6170.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
한편 지난달 12일 개막작 '리골레토'를 시작으로 한 달 동안 대구를 오페라로 물들인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10일(오후 7시 30분)과 11일(오후 3시) 폐막작 '능소화 하늘꽃'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축제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양적 성공과 질적 전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고 있다. 4개 메인공연작품 중 '리골레토'와 '아이다'가 전석 매진을 기록함으로써, 오페라 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대구시민의 오페라 사랑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국내 공연사례가 드물고 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일 트리티코'를 무대에 올림으로써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흥행에 만족하는 단계를 지나 관객들에게 더 다양하고 풍성한 오페라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공연예술 감상의 폭을 넓힌 것이다.
특히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는 2010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했던 창작오페라 '원이엄마'를 '능소화 하늘꽃'으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가진 창작능력을 자랑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공연 능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창작 능력을 증명한 것이다.
오페라하우스는 '능소화 하늘꽃'을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창작 브랜드 작품'로 선정, 지속적으로 보완해 국내 다른 지역은 물론 해외로 진출시켜 한국 창작오페라의 브랜드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작품을 시작으로 창작 오페라 제작을 이어감으로써 대구를 세계 속의 오페라 도시로 이끈다는 방침이다.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4개의 메인 오페라 작품 외에도 '극장을 넘어서는 오페라'를 지향해 오페라 콘체르탄테(방황하는 네덜란드인'박쥐), 소극장 오페라(헨젤과 그레텔'리타'팔리아치'이화부부), 콘서트 시리즈(수상음악회'폐막콘서트), 특별행사(아마추어 성악콩쿠르'베를린 도이치오페라극장 진출 오디션'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콘셉트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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