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대통령 방한-국회 연설] "北, 미국의 힘 과소평가 말라" 강력한 경고

3분의 2 北에 보내는 메시지…난 과거 미국 정부와 달라, 압도적 힘의 우위 보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마치고 엄지척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마치고 엄지척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국회 연설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4년 만에 한국 국회를 방문해 미국 정부의 확고한 대북정책 기조를 재천명한 것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과거 미국 행정부와 달리 자신은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라고 천명했다.

동시에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의 문도 열어둘 것이라는 입장도 보였다. 물론 대화의 조건은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총체적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제재와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투 트랙' 대북기조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약 3분의 1을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한국의 정치'경제적 발전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고, 나머지 3분의 2가량은 북한 인권 비판 등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로 구성했다.

연설은 약 33분간 이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직설화법이나 국내에서 우려가 제기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연설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북한이 핵 동결 약속을 어기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지속해온 점을 비판하는 동시에, 이를 막지 못한 과거 미국 행정부의 '실착'도 지적했다.

과거 북한이 핵 동결 약속을 어겼음에도 미국 정부가 힘의 사용을 자제한 결과 북한이 미국을 '유약'한 것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그런 오판의 결과로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했고, 오늘날 주변국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인식하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현 정부는 과거 미국 정부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또 우리를 시험하지도 말라"며 직설적인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며 미국의 인내를 시험할 경우 결코 힘의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북한에 더 나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조건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 같은 밝은 길을 논의할 준비가 된 경우는 북한 지도자들이 도발을 멈추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경우"라고 단언했다.

이는 북한의 '핵 폐기'가 대화 시작의 조건임을 밝힌 것으로,'1단계 핵 동결'과 '2단계 핵 폐기'라는 단계적 해법을 제시한 문 대통령의 구상과는 대화 시작 시점에 있어 다소 입장차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월 28일 미국행 대통령 전용기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이고,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라며 북한이 핵을 동결하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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