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가 대구경북인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은 20명에 달하지만 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발언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데다 좀처럼 돋보이는 행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정치권에선 너무 무기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구 취수원과 대구 국제공항 및 공군기지 이전 등 해묵은 지역 현안이 산적한데도 지역 정치인들이 전혀 갈등 조정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심지어 정치권 일각에선 대구경북 정치인들이 지역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중앙당 권력투쟁에 들러리로 동원되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이들의 존재감 부재가 정치 환경 변화도 한몫하고 있지만, 무기력증과 안이함이 낳은 행보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
국정 농단 사태에 이은 정권교체 과정에서 친박(박근혜)계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이 정치적으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승승장구했던 경북의 중진의원들은 현재 잠행모드인데다 보수진영이 분열되면서 대구에선 한국당 소속 중진 의원이 모두 사라졌다. 정치적 영향력이 선수에 비례하는 경향을 고려하면 대구의 정치력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반복되는 권력투쟁 등 한국당 내부 사정도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지역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들고 나설 무대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것.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과 보수당의 중심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전당대회 때마다 당선이 유력한 후보자를 내왔던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이 많이 위축됐다"며 "지역 의원들이 패배주의 또는 '다음 총선 때까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다'는 자세를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면서 지역 이슈 확산작업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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