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속절없이 미뤄지는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준공

대구와 경북의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준공이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정부로부터 권역외상센터 지정을 받은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응급환자 이송 헬기 이'착륙 시설을 짓지 못해서이다. 더구나 헬기 이'착륙시설을 언제 완성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할 수 없다고 하는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경북대병원은 2012년에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외상센터 지정을 받았지만 여태 준공 허가를 받지 못했다. 필수핵심 시설인 '헬리패드(Helipad'헬기 이'착륙장)'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북대병원은 본관 건물이 사적 제443호로 지정된 탓에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고 몇 년을 허비한 데 이어, 공사 기성대금 지급 분쟁에 발목이 잡혔다. 공사를 맡은 D사가 하도급업체의 압류로 인해 기성대금을 받지 못하자 공정률 90%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하고 만 것이다. 경북대병원은 D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를 찾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D사가 사실상 폐업 상태인지라 연락이 안 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면 D사와 법적 분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경북대병원은 속절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이미 권역외상센터 준공이 늦어지면서 경북대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비 일부 환수 불이익을 받은 바 있다. 최악의 경우 권역외상센터 지정 철회를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궁여지책으로 경북대병원은 미준공 상태에서 지난 4월 권역외상센터 가동에 들어갔지만, 이는 정도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촌각을 다투는 중증외상환자의 이송에 필요한 헬리패드는 준공 요건과 관계없이 반드시 갖춰야 할 시설이다.

헬리패드 공사 지연을 경북대병원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교통사고나 각종 안전사고로 크게 다친 중증외상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대구경북지역의 권역외상센터가 지정 5년이 지나도록 준공 허가를 받지 못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북대병원 측은 "내년 2월 말 준공도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는데 너무 안일한 자세다. 권역외상센터의 공식 오픈을 위해 경북대병원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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