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소통 강화 논의
한번의 만남 접점 찾기엔 부족
상대방 얘기 경청 이해의 시간
한미중 협력으로 北 도발 억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이 9일 베이징에서 열렸다. 서울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이번 회담은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의 중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귀와 눈을 끌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시진핑 지도부 2기 출범 이후 첫 회담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황제급 예우, 극진한 대접을 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 방중 기간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필자의 눈에 비친 예우는 대단했다.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이 관광객 한 명 없이 고스란히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되었다. 미세먼지로 앞이 안 보일 정도의 하늘이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일부터 높고 높은 청명한 하늘로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위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최고의 예우, 그것이 베이징의 풍경이었다.
이번 회담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대목이다. 아울러 중국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다 명확히 밝혔다. 북핵문제와 관련, 미국과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틀에서 이견을 좁혀가는 가운데 양 정상이 충분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갈등하지 않고, 원론적인 수준에서라도 북핵문제에 대한 초보적인 합의를 끌어낸 것도 의미가 크다.
대북 압박을 강하게 하면서도, 어쨌든 북한 핵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 옵션을 쓰겠다는 얘기를 꺼내진 않았다.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시 주석이 어쨌든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도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입장을 내놓게 만든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미'중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주는 차원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앞으로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회담이었다.
상호 존중 속에서 정상회담을 마쳤지만, 불씨는 남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구체적인 접점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는 북핵 문제에 대해 미'중 양 정상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방의 발언을 충분히 경청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미'중 정상 간 한 번의 만남으로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만남 이후 미'중 간, 한'미'중 간, 한'미'중'러'일 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접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 북한의 태도가 중요하다. 강하게 압박하는 쪽으로 흐름이 이어진다면, 북한은 도발 카드를 꺼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과 베트남, 필리핀 순방과정에서 자신이 꺼냈던 발언의 범주를 넘어서진 않았다. 이제 대화를 통한 북핵 해법이 모색되는 초입에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도발할 수 있는 환경도 약해지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전체적으로 외부환경, 전반적인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북한이 당장 핵실험이나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어렵다. 후폭풍을 예상한다면, 북한이 당분간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이 시간, 올해 남은 11, 12월에 북한의 도발이 자제되고 대화로의 방향을 트는 한반도 정세 변화의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내년 2월 9일, 90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이 평화올림픽, 북핵 문제가 대화로의 방향을 잡는 가운데 열리는 올림픽이어야 한다. 평창에서 성화가 타오르는 가운데, 가까운 동해에서 미국 항공모함이 떠 있는 상황은 어색해도 너무 어색하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더 악화하지 않는 한반도 상황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느낌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당장 한'미'중의 협력으로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자제시키는데 모든 외교적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그 가운데 북핵 문제의 해법을 차분히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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