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 개통하는 '팔공산터널'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칠곡군 동명면과 군위군 부계면을 연결하는 팔공산터널이 뚫림에 따라 한티재를 넘지 않고 동명과 부계를 오갈 수 있게 됐다. 시간 및 물류비 절감 등 이용객들의 편의가 증진된다는 장점이 있는 데 비해 칠곡군 및 동명면 주민들은 교통체증 및 상권침체, 군 예산 부담 증가 등 실익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며 관련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팔공산터널 개통에 따른 기대효과
칠곡 동명에서 군위 부계 간은 종전엔 차량으로 36분이 소요됐다. 그러나 터널이 뚫리고 구불구불하던 도로가 확장 개통하면 기존 동명면 한티재 고갯길을 넘던 것보다 거리는 21.3㎞에서 14.3㎞로 7㎞가 줄어들고, 시간은 시속 60㎞로 12분이면 가능하다. 무려 24분이 단축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연간 300억원 정도의 물류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동엽 경북도 도로철도공항과장은 "한티재 교통 두절과 고갯길 선형 불량으로 인한 통행 어려움이 해소되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 증가와 물류비 절감 등 지역 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티재 기존 지방도의 상습 결빙으로 인한 교통차단과 노선 불량으로 인한 교통불편도 해소할 수 있게 돼 이 구간 이용객들의 편의가 증진될 전망이다.
사업 때문에 매주 한두 차례 대구에서 한티재를 거쳐 군위를 오간다는 임종대(55'대구 북구 서변동) 씨는 "어쩌다 한 번 가는 사람이야 꼬불꼬불한 한티재 길이 운치가 있을지 모르지만 매주 가는 사람은 멀미와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조만간 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니 너무 기쁘다"고 환영했다. 농사를 짓는 윤은호(57'대구 동구 지묘동) 씨도 "군위에 농장이 있어 한티재를 넘어 매일 출퇴근을 했는데, 앞으로는 팔공산터널로 빠르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게 돼 좋다"고 했다.
아울러 이 도로의 군위군 부계 쪽은 상주~영천 고속도로로 이어져 경북 북부권과 수도권 접근도 쉬워진다. 칠곡군 동명 쪽도 중앙고속도로와 연결 교통망이 구축되고 있어 도로 효율성이나 경제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대구에서 칠곡, 군위, 의성, 안동, 청송 등을 연계한 직결로 확보로 경북 동북권역의 발전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터널 개통되면 칠곡군 동명면민들은 되레 걱정
칠곡군 동명면 주민들은 터널 개통으로 실익보다는 폐해가 더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주말이면 상습 정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동명네거리 일대는 교통체증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팔공산 인근 동명면 득명리, 기성리, 남원리 마을 등은 통행 차량 증가로 새롭게 체증구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동명면이 지역구인 김세균 칠곡군의원은 "주말이면 동명네거리 일대는 팔공산을 찾는 이들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그런데 팔공산터널이 뚫리면 통행 차량 증가로 교통체증은 더 심화될 것이다. 득명리'기성리'남원리 등도 교통혼잡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동명면 일대에는 고령층이 주로 거주한다. 위급한 상황에는 면소재지에 큰 병원이 없으니 대구로 나가야 하는데 평소보다 두세 배 시간이 걸린다면 곤란한 일 아니냐"고 했다.
여기다 동명~부계 도로 개통으로 기존 한티재를 찾는 여행객들이 줄어들게 돼 한티재 일대(구덕리'기성리'득명리'남원리)의 상권이 침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역 상인들은 걱정하고 있다. 현재 한티재 일대에는 일반음식점 등 200여 개 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한티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 유태현 씨는 "새 도로가 개통되면 한티재 상권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걱정 탓에 요즘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상권 다 죽고 나서 대책을 논하면 뭐하겠나"고 걱정했다.
칠곡군 입장도 도로 개통 탓에 추가비용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도로 개통과 동시에 기존 동명면 기성삼거리~한티휴게소 구간 도로(8㎞)의 시설물에 대한 유지관리 책임을 경북도로부터 이관받는다. 연간 5천만원 정도의 관련 예산을 새로 편성해야 한다. 팔공산터널 입구의 가로등 관리도 칠곡군 몫이 돼 전기요금 등 관련 비용을 떠맡게 됐다.
◆조야~동명 광역도로 신설 및 버스 노선 연장 필요
동명~부계 도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팔공산터널까지의 접근성이다. 동명면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교통체증 심화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팔공산터널의 입구 부근인 칠곡군 가좌삼거리까지 대구에서 바로 연결하는 도로가 없다. 대구 중부'서남부'북부권에서는 국도 5호선을 타고 가다 동명네거리에서 우회전해야 한다. 동구와 수성구에서는 팔공산순환도로로 가다가 파군재삼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대구시청을 출발점으로 국도 5호선과 팔공산순환도로를 이용해 이곳까지 오는 데 40분 정도가 걸리지만, 교통정체 등을 감안하면 더 많이 걸릴 수 있다. 주말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는 팔공산터널 이용객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칠곡군 동명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동명네거리 일대의 교통체증이 훨씬 심각해진다는 점에서 현안이 동시에 걸려 있는 문제다.
전문가들과 칠곡군 측은 조야~동명 광역도로 신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대구시에 주문하고 있다. 사업비 3천7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하면, 대구시청에서 가좌삼거리까지 20분이면 충분하다. 국도 5호선의 혼잡 완화뿐만 아니라 동명~부계 도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해법인 것이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국비 확보와 완공까지 빨라도 6년은 걸릴 전망이어서 당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동명면 주민들은 우선 대구 시내버스의 노선 종점을 칠곡군 동명면 기성1리에서 한티휴게소 쪽으로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팔공산 산행을 위해 동명을 찾는 등산객들의 차량 이용을 자제하고, 교통체증으로 고통을 겪는 동명면 주민들은 체증에 따른 이동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밖에 동명면 한티재 일대의 상인들은 상권침체에 따른 대비책으로 한티재 도로를 확장해줄 것을 경북도에 주문하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실질적으로 팔공산터널을 통행할 이용객들은 99%가 대구시민들로, 칠곡군 입장에서는 동명면 일대의 교통체증과 상권침체, 도로 개설로 인한 비용 발생 등을 떠안게 됐다"며 "경북도는 한티재 도로의 확장과 도로 개설에 따른 비용 지원 등을 고려해야 하며, 대구시는 조야~동명 광역도로 건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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