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디컬 퓨처스] 조대철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뼈세포→피질골' 변화 과정 세계 최초 밝혀내

조대철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조대철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조대철(46)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 한 논문으로 지역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조 교수가 쓴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월호에 실린 덕분이다. 이 저널은 세계 3대 과학 학술지로 꼽히는 '네이처'(Nature)의 과학 분야 자매지다. 조 교수의 연구는 세계 최초로 생성된 뼈세포가 단단한 피질골로 변화하는 기전을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신경외과 의사인 그가 뼈에 대한 기초 연구논문으로 세계적인 학술지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가 맡고 있는 자리는 정말 많다. 각종 학술단체 임원에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일들이 많아요. 좀 전까지도 학회 감사 준비를 하다가 왔어요. 머리 아파 죽겠어요. 하하."

◆중증환자 많은 대학병원서 연구 집념

뼈는 물렁한 해면골을 딱딱한 피질골이 감싸고 있는 형태다. 뼈의 몸통 끝부분에서 생성된 뼈세포는 뼈 중앙부로 오면서 딱딱한 피질골이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떤 과정으로 뼈세포가 딱딱한 피질골로 바뀌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조 교수는 뼈세포 안의 골조직 기본 세포에 있는 SOCS3 단백질이 피질골화(化)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해면골이 피질골로 변하는 걸 더디게 하고,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은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그가 2014년부터 2년간 교환교수로 있었던 호주 멜버른대학교 성빈센트 의학연구소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호주 멜버른 성빈센트 의학연구소는 뼈 생리학과 골다공증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고령의 척추질환 환자들은 변형된 척추를 고정하는 척추유합술을 많이 하는데요. 나이가 들수록 골다공증이 심해서 뼈가 잘 안 붙어요. 어떻게 하면 뼈를 잘 붙게 할까 고민하다 골다공증 연구를 하게 됐죠."

조 교수는 2년간의 전임의 생활을 마친 뒤 대구의 한 척추전문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학에 그가 있을 자리가 없던 탓이었다. 그리고 2년 뒤, 다시 대학으로 돌아왔다. 사실 2차 병원 봉직의가 대학병원 교수보다 급여가 더 많다. 연구와 교육, 임상까지 맡아야 하는 대학교수보다 업무 부담도 덜하다. "2차 병원은 만나는 환자들의 스펙트럼이 비슷해요. 반면 대학병원은 환자의 폭이 넓고 중증 환자도 많이 보게 되죠. 그런 점이 더 좋았어요. 예전부터 연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고요."

◆인간세포 활용해 뼈 형성 신약 개발할 것

조 교수는 요즘 척추유합술을 한 환자의 뼈를 수집, 뼈세포를 추출 배양해 다양한 약물에 적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 성공하더라도 실제 임상시험에서는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척추 의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뼈가 잘 붙도록 하느냐예요. 뼈 형성을 돕는 뼈 형성 단백질이 있는데 이게 굉장히 비싸요. 기존 약물보다 효과가 크면서도 저렴한 신약을 개발하는 게 목표죠."

뼈세포를 활용해 항생제와 부갑상선호르몬제제의 상호 작용도 연구 중이다. 부갑상선호르몬제제는 뼈가 빨리 자라도록 하는 효과는 있지만 항생제와 함께 썼을 때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척추유합술을 받은 골다공증 환자는 수술 후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환자는 굉장히 고통스럽죠. 이때 항생제와 부갑상선호르몬제를 함께 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는 5년을 기준으로 자신의 장'단기 계획을 조리 있게 제시했다. 단기 계획은 목과 척추 변형의 치료다. 그는 의료기기 업체와 협력해 경추 골절에 사용되는 새로운 고정 나사를 개발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단기 목표는 세포은행(cell bank). 100~200명에 이르는 환자의 데이터를 축적, 유합술을 방해하는 위험 요소가 있는 이들을 분류해 체계화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뼈세포 분화가 잘 되도록 하는 물질을 찾으면 상품화해서 세계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조대철 교수

▷1971년 상주 출생 ▷경북대 의과대 졸업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전임의 ▷전 보강병원 신경외과 연구부장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호주 멜버른 성빈센트 의학연구소 교환교수(2014~2016) ▷아시아척추학회 DePuy Spine Award(2010)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우수 논문 발표상(2011)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최우수 학술상(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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