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나침반] 국민 56.4% "항생제, 감기치료에 도움된다" 잘못 알아

2010년엔 51.1%…오남용 더 늘어나

1인 사용량, OECD평균 훨씬 웃돌아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이상이 감기 치료에 항생제가 도움이 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의로 항생제를 먹거나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상당수로 나타나는 등 항생제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가 14일 발표한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항생제 복용이 감기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사람이 56.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조사된 51.1%에 비해 5.3%포인트가 오히려 높아진 수치다. 항생제 오남용도 심각했다. '항생제 복용기간 중 증상이 좋아지면 항생제를 임의로 중단해도 된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67.5%에 달했다. 심지어 '열이 날 때 의사에게 진료받지 않고 집에 보관해 둔 항생제를 임의로 먹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18.5%나 됐다. 그러나 감기는 80~90%가 바이러스성 감염증이어서 항생제는 치료 효과가 없다. 항생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세균이 내성을 갖게 될 수 있다.

이처럼 항생제 오남용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항생제 사용량은 1천 명당 24.3DDD(의약품 규정 일일 사용량)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0.6DDD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들도 국내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 참석한 의사 8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항생제 내성 문제의 평균점수는 7.45점(10점 척도)으로 조사됐다. 10점에 가까울수록 심각하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고, 환자가 억지로 요구해서도 안 된다"면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마련, 오는 2020년까지 항생제 사용량을 20%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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