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시민 "문화재 복구도 덜 했는데 또!"…1년 만에 다시 공포감에 젖어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이 15일 오후 지진피해가 발생한 포항 흥해 실내체육관을 찾아 포항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이 15일 오후 지진피해가 발생한 포항 흥해 실내체육관을 찾아 포항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아직 문화재 복구도 덜 했는데 또 지진이라니 너무 무섭습니다."

포항 지진으로 경주 사람들의 지진 체감지수는 공포 그 자체이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인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나자 "이 일대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포항에서 지진이 나자 경주 관공서와 학교, 아파트에서는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특히 이번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과 달리 지진의 흔들림이 오래도록 이어진 것이 특징이다.

김동수(48'경주시 동천동) 씨는 "지진으로 쿵하는 소리가 나면서 건물이 풀썩 주저앉는 느낌이었다"며 "지난해 지진으로 놀란 가슴이 이제 간신히 진정이 되려고 하는데 다시 큰 지진이 와서 정말 두렵다"고 했다.

주부 김효선(38) 씨는 "처음에는 바람 소리인 줄 알았다. 지난해 경주 지진이 10초간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20초가량 이어진 것 같다. 경주 지진 때보다 규모가 약하다고 하지만 진동은 더 심했다"고 말했다.

경주는 지진이 나자 학생들을 대피시킨 후 각 학교에서 일제히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켰다. 경주시도 포항 지진 발생 후 13개 관련 부서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읍'면'동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주민들에게 대피요령을 안내했다. 이번 포항 지진으로 경주시내와 안강 쪽 일부 건물의 벽이 갈라지고 기왓장이 떨어지는 등 6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경주 시민들은 지진이 계속될 경우 경기 침체도 우려하고 있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2천만 명에 이른다. 경주시는 지난해 지진 발생 후 1년 만인 올해 후반기 겨우 관광객 수를 평소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아직 경주를 찾는 수학여행자들은 이전보다 적은 실정이다. 지진으로 침체한 경기 회복에 1년 넘게 걸린 셈이다.

한편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강진으로 경주 등에서 23명이 다쳤고 재산 피해 5천368건, 110억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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