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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이길 사람으로 공천"…전략공천 확대 안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수지간이라 해도 이길 사람으로 공천하겠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내년 6'13 지방선거 공천 기준을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략공천 확대를 시사했던 홍 대표가 경선으로 유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지방선거를 뛰려는 선수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홍 대표는 1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당 정치대학원 19기 수료식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공천 매뉴얼을 만들고, 대폭적인 물갈이 공천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권자와 개인적 인연을 가지고 공천하면 당이 망한다"며 "지난 총선 때 '진박'(진짜 친박근혜) 공천을 했으니, 국민이 얼마나 역겨움을 느꼈겠느냐"고 했다.

이날 홍 대표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략공천에서 경선으로 마음이 옮겨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일 대구를 방문한 홍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전략공천을 전부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간 "야당이 경선을 남발하면 통제가 안 된다"면서 전략공천 확대를 강조해 온 것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입장변화가 지방선거 전 당세를 확장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당 정치대학원이 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중장년 보수'를 위한 자리인 만큼 '공천을 받고 싶다면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하라'는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 대표가 잇따라 경선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일부 출마예정자들은 경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책임당원 확보에 집중하거나 이달 말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략공천을 하면 공천을 받지 못한 보수성향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를 갉아먹으면서 한국당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며 "대구경북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전략공천을 확대하는 것은 필패라는 위기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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