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지간이라 해도 이길 사람으로 공천하겠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내년 6'13 지방선거 공천 기준을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략공천 확대를 시사했던 홍 대표가 경선으로 유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지방선거를 뛰려는 선수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홍 대표는 1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당 정치대학원 19기 수료식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공천 매뉴얼을 만들고, 대폭적인 물갈이 공천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권자와 개인적 인연을 가지고 공천하면 당이 망한다"며 "지난 총선 때 '진박'(진짜 친박근혜) 공천을 했으니, 국민이 얼마나 역겨움을 느꼈겠느냐"고 했다.
이날 홍 대표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략공천에서 경선으로 마음이 옮겨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일 대구를 방문한 홍 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전략공천을 전부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간 "야당이 경선을 남발하면 통제가 안 된다"면서 전략공천 확대를 강조해 온 것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입장변화가 지방선거 전 당세를 확장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당 정치대학원이 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중장년 보수'를 위한 자리인 만큼 '공천을 받고 싶다면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하라'는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 대표가 잇따라 경선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일부 출마예정자들은 경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책임당원 확보에 집중하거나 이달 말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략공천을 하면 공천을 받지 못한 보수성향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를 갉아먹으면서 한국당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며 "대구경북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전략공천을 확대하는 것은 필패라는 위기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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