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응시 울릉도 수험생들 "포항서 일주일 대기"

"배 안뜨면 시험 못 치를 수도" 학생 34명·담임교사 등 불안…道교육청 모든 경비 지원키로

17일 오후 울릉고등학교 수험생들이 포항 해병대 청룡회관에서 수능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울릉도에 사는 34명의 고3 수험생들은 지난 10일 배를 타고 포항으로 왔지만 수능시험 연기로 인해 포항에 2주 동안 머무르게 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7일 오후 울릉고등학교 수험생들이 포항 해병대 청룡회관에서 수능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울릉도에 사는 34명의 고3 수험생들은 지난 10일 배를 타고 포항으로 왔지만 수능시험 연기로 인해 포항에 2주 동안 머무르게 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울릉도에 다시 갔다가 배가 안 뜨면 아예 수능시험을 못 볼 수도 있으니 불안해도 그냥 포항에 있을래요."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23일로 미뤄진 가운데 수능 응시를 위해 포항에 '원정' 왔던 울릉고 학생들은 일주일간 더 포항에 머물기로 했다. 울릉고 학생 34명과 담임교사 등은 지난 10일 울릉도를 출발, 포항 남구 동해면 해병대 청룡회관에 숙소를 잡았다.

하지만 예비소집일이었던 지난 15일 지진으로 울릉고 학생들이 시험을 칠 예정이었던 고사장은 벽에 금이 가거나 천장이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김종태 울릉고 교감은 "지진 발생 직후 포항에 계속 있을지, 울릉도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지 회의를 했는데 학생들은 지진에 대한 불안감보다 울릉도에 갔다가 포항으로 오는 배가 뜨지 않아 시험을 못 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더 큰 것 같았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수능 연기 결정을 내린 뒤에는 추가 숙소 및 식사가 과제로 떠올랐으나 경상북도교육청이 모든 경비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이 문제는 정리됐다. 청룡회관 측도 수험생들이 일주일간 더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 교감은 "주변의 도움에 학생들이 안정을 되찾고 공부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담임교사 등과 노력하겠다"고 했다. 해병대 1사단 관계자는 "학생들이 지진에 동요하지 않고 불편함이 없도록 숙식과 차량 지원 등 모든 면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학생들은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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