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 지상 갤러리]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8>변호사 루셀의 초상화로 보는 19세기 남성의복

깔끔하고 세련된 '댄디즘' 유행

국립대구박물관(9월 9일~12월 3일)

1789~1794년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 혁명 이후 사회변화는 남녀복식에 많은 변화를 야기했지만, 여성복식이 신고전주의 스타일에서 낭만주의, 크리놀린, 버슬, 아루느보 스타일로 사회체제와 예술 양식, 정신사조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며 급격한 변화를 보여준 것에 비해 남성복식의 변화는 완만했다. 스리피스 슈트 기본 구성으로, 포멀(formal'예장용 정장), 인포멀(informal'평상용 정장), 캐주얼로 구분하는 격식성을 준수하는 기본 패턴이 유지되고, 슈미즈와 베스트를 제외하고는 주로 검은색과 짙은 색의 의복을 착용하였다. 혁명시대 남성복은 프락, 웨이스트코트, 퀼로트(culotte)로 구성된 귀족풍 옷차림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퀼로트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 퀼로트'(sans-

culotte)라 부르는 시민풍 복식이 혼재되었다. 상 퀼로트는 헐렁한 7부 길이의 바지인 판탈롱에 엉덩이를 덮는 헐렁한 재킷인 카르마뇰(carmagnole)을 입고 스펜서나 르댕고트를 걸친 모습이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남성복은 코트와 베스트, 셔츠, 타이, 오버코트, 모자 등 각 품목의 현대적 형태가 완성되는 과정이었다.

화려한 장식과 금실 자수, 그리고 값비싼 보석으로 만든 단추들로 신분과 지위, 권력을 나타냈던 18세기에 비해 19세기 남성복은 화려함은 사라지고 점차 수수해지면서 그 당시 남성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복식 규범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끼의 깃을 세우느냐, 눕히느냐 혹은 조끼 아랫부분의 단추가 여며져 있는지, 풀어져 있는지에 따라 그들만의 신분과 지위를 나타냈다.

19세기 전반, 남성의 패션에는 '댄디즘'이 크게 유행했다. 멋쟁이라는 뜻의 '댄디'는 모든 남성들의 이상이었다. 댄디들은 깔끔하고 세련된 옷차림, 그리고 완벽하면서도 무심한 듯 보이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17세기부터 등장한 크라바트(cravate)라고 불리는 타이는 19세기로 넘어오면서 소재와 크기, 매듭 방식이 다양해지기 시작하면서 당시 댄디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크라바트를 매는 법을 공개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로 각종 창의적인 방법의 크라바트 매듭법이 등장했다. 댄디즘의 상징인 크라바트는 오늘날 넥타이의 시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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