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독학 후 조종법 터득
학생들과 각종 드론대회 참가
초·중·고 자유학기제 수업도
'드론'에 푹 빠진 교수가 있다. 보유 대수가 70대, 개인적으로 구입한 드론만 50대가 넘는다. 김효철(53) 계명문화대 전자정보통신과 교수 이야기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비행체에 관심이 많았다. 김 교수는 "연날리기, 물로켓, 헬기 조종 등 웬만한 비행체는 다 만져봤다. 연을 날리면서 저 위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드론은 김 교수의 마음을 단박에 빼앗았다. 드론을 처음 접한 것은 2012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드론은 생소한 기기였다. 김 교수는 우연히 드론을 알게 됐고 부교재로 교육하기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해 드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드론 조종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고가의 전문가용 드론은 자칫 잘못 조작했다가는 추락시키기 일쑤다. 김 교수는 독학했고 비행체를 많이 다뤄봤기에 드론 조종을 일찍 터득했다. 김 교수는 "2012년 당시에는 드론 조종을 교육하는 단체나 기관도 없었다. 혼자 공부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드론은 자동으로 '호버링'(일정한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이 돼 생각보다 조종이 용이했다"고 말했다.
틈만 나면 드론 조종을 할 수 있는 서재체육공원에 가거나 새벽에 캠퍼스에서 날리곤 했다. 처음엔 캠퍼스 건물 지붕에도 많이 떨어트리곤 했다. 하지만 몇 개월 줄기차게 만지면서 웬만한 드론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이용해 캠퍼스 전경을 찍어 대학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업무에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드론 조종에 있어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감을 극복하려면 최소한 20시간의 비행시간을 넘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드론을 날리고 있으면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드론이 촬영하는 영상을 통해 우리가 보는 시야와 전혀 다른 모습을 많이 느끼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이끌고 각종 드론대회에 참가하기 시작, 입상도 도맡아 하고 있다. 2015년 '제2회 전국대학생드론경진대회'에서는 전문대 참가팀으로는 유일하게 본선 30개 팀에 포함돼 최종 은상을 받기도 했다. 드론을 활용한 초'중'고 자유학기제 수업도 꾸준히 열고 있다. 지금까지 3년에 걸쳐 50여 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이력도 독특하다. 교수 재직 전에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6년여 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가 맡은 것은 미사일 정밀유도장치 분야다. 그는 "기밀을 요하는 국방 관련 공기관에 있다 보니 일반에게 공개할 수 없는 비화도 많다"고 말했다. 해안가에 가서 비밀리에 미사일 시제품을 시험 발사할 때는 어느 때보다 긴장했다고 한다. 미사일 1발에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칫 실패라도 하면 하늘이 노랗게 변할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성공이라도 하는 날이면 하늘을 날 듯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미사일 기술은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기술력이 상당하다. 요즘 많이 회자되는 핵미사일도 마음만 먹으면 6개월 내에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화제는 다시 드론으로 넘어갔다. 드론이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한한 활용도에 있다. 김 교수는 "대형 건축구조물이나 다리 등을 근접 촬영, 감리나 안전 점검을 할 수 있어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산불 진화나 인명 구조 등에도 이용할 수 있다. 낚시, 촬영 등 레저용으로도 더없이 좋다. 호버링 기술만 좀 더 정밀해지면 불법 주차나 교통 단속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열거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드론은 중국 DJI사가 세계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이 초강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기술력은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국책사업 등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급증할 드론 시장을 놓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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