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른 아침에]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고등보통학교
평양고등보통학교'연세대(영문학)'보스턴대 대학원(철학박사) 졸업. 전 연세대 부총장. 현 태평양시대위원회 명예이사장

대통령 되기 전 "美에 NO 하겠다"

취임 후 한반도 상황 잘 헤쳐왔지만

자기 입장'태도변화 수정 발표 없어

美'日과 손잡고 군사훈련 참여해야

일전에 미국의 어떤 정치 해설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껄끄러운 일면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친북한'(Pro-North Korea)인 동시에 '친중국'(Pro-China)이라고 잘라서 말하였다. 외신기자가 그런 식으로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오늘의 국제 정세를 살펴볼 때 한국의 대통령이 '친북' '친중국'으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상식적인 분야인데 어쩌자고 미국의 그 뉴스 해설자는 그런 엉뚱한 말을 한마디 하여 한국인의 가슴을 섬뜩하게 하는 것인지 그 동기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한국의 대통령이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의심을 받을 만한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선되고 나서 그 해설자가 말하는 매우 엉뚱한 언행을 문 대통령이 감행한 적은 없었지 아니한가.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나는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또 "내가 만일 한국의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먼저 미국을 찾아가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는 그런 국가 원수가 되지 않고 오히려 북으로 가서 김정은을 만나 한반도의 평화를 의논할 것입니다"라고 잘라서 말한 적은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가 미국을 향해 'NO'라고 해야 할 계제가 한 번도 없어서 'NO'라고 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당돌한 표현이 소수의 한국인들과 북한의 김정은, 중국의 시진핑에게는 호감을 주었을지도 모르지만 한국인 다수와 일본인 또는 미국인 중에는 한국의 대통령이 그런 반미적인 발언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과 분위기를 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는 잘 헤쳐 왔지만 그는 자기의 입장이나 태도가 수정되었다고 발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가 김정은을 찾아가 만나기 전에 말썽 많은 미국의 45대 대통령을 찾아가 면담한 것은 역사의 엄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태도 변화에 관하여 단 한마디도 변명을 하지 아니하였다. 이 일이 그렇게 되었다면 문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하여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김정은을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대화가 가능한 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는 제멋대로 나가는 무법의 사나이였습니다. 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조차도 판별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는 오히려 미국 대통령의 의견은 존중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인 내 의견에 대해서는 추호의 관심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나는 미국과 일본의 지도자들과 손잡고 김정은을 견제하는 방안만을 강구하겠습니다. 그리고 한국과의 교류를 사드 배치라는 구실로 전면 중지한 중국을 향해서는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만을 요구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옳다고 나는 생각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한국 국민의 99%와 또한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99% 국민은 똘똘 뭉쳐 우리가 직면한 이 위기를 극복하고 북한의 김정은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가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한다고 해서 일본도 '재팬 퍼스트'라고 하고 한국도 '코리아 퍼스트'를 외친다면 평화는 없고 우리 세 나라 사이에도 분쟁밖에 없을 것이 분명하지 아니한가. 한국의 대통령은 이런 조국의 현실을 직시하며 이 세 나라가 손을 잡고 군사훈련을 하자는 의견이 있으면 서로 마음을 같이하여 그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발 헛디디면 남한의 5천만 동포와 휴전선 이북의 2천500만 동포가 죽음의 길을 더듬어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 한반도는 동양의 평화뿐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주도하는 위대한 나라로 거듭날 것이 확실하다. 단군이 나라를 세우면서 국가적 목표를 '홍익인간'으로 삼은 것은 한반도가 장차 세계평화를 위해 분발해야 한다는 예언의 나팔소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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