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지난 15일 포항 북구 지진 여파가 대한민국 전역을 흔들고 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건축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지진에 대해서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웃나라 일본의 일로만 치부하면서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온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그러나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의 연속적인 발생은 대구경북 사람들에게 지진 문제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며 바로 나와 가족의 생명과도 직결된다는 공포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지진 발생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와 생명의 위협을 제거하는 일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진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에 시설물 유지 관리 및 내진 보강 연구를 전문으로 해온 업체의 대표로서 몇 가지 현실적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학교 및 다중시설 내진 보강 강화를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관리기금 또는 재해대책수요 특별교부금은 재해 발생 시 복구 비용으로만 사용토록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보강이 필요한 학교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에는 기금 및 특별교부금이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내진 보강이 시급한 학교 건물도 예산 사정으로 인해 차일피일 미루는 걸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유연한 예산 운용으로 지진에 취약한 건물부터 내진 보강 작업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 전국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의 내진 성능 확보율이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빨리 100% 내진확보율이 선행돼야 한다. 공공 건축물의 내진확보율은 경북이 20.1%로 가장 낮다. 내진확보율이 가장 높은 세종시의 경우에도 45.1%에 불과하다. 공공 건축물조차 이런 실정인데 민간 건축물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극히 부끄럽고 위험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는 건축주로 하여금 자발적인 내진 성능 확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셋째, 건축물 지진에 대비하는 방법은 내진, 면진, 제진 3가지 방법이 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상황에 알맞은 하나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할 것이다. '내진'이란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건축물 자체의 강성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시급한 보안이 필요할 때 알맞은 공법으로 내진 보강을 적용시키면 된다. '면진'이란 지진을 면한다는 뜻으로 땅과 건물을 분리시켜 주는 장치가 이 방법의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제진'은 건물의 무게중심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지질조사 후 적합한 공법을 적용하여 내진 보강력을 강화하는 게 좋다.
이에 덧붙여 법률, 조례, 세제 혜택 등을 활용해 공공'민간 건축물의 내진 보강을 한 후, 우리들의 힘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진 진동이 감지될 때는 머리를 보호하면서 탁자 아래 등으로 몸을 숨기고, 진동이 멈추자마자 가스 밸브 및 전기 차단 뒤에 계단을 이용해 건물 밖으로 피해야 한다. 무너지거나 낙하물이 예상되는 곳은 피하고 넓은 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 본진 뒤 여진이 올 수 있으니 안전이 완전히 확보된 후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무리 지진이 천재지변이라고는 하지만 만반의 대비를 하고 제대로 대처하면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유비무환의 대비 태세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이제 대한민국도 더 이상 지진 안전국이 아닌 만큼, 철저한 대비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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