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 제대로 알고 먹기

식전·취침 전…시간 꼭 유의

물은 충분히 마셔야 흡수 빨라

차·커피·우유·술 부작용 우려

약은 제대로 먹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정확한 용량과 용법에 따라 복용해야 부작용 없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약을 복용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복약 순응도'다.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해 몸속에 일정하게 약물 농도가 유지돼야 가장 높은 약효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전에 약물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지속적으로 먹는 약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알려야 중복 처방을 막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식후 30분'보단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식후 30분'은 의약계에서 관행적으로 적용한 기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식전, 식후, 취침 전 등 3가지로만 복용 기준을 분류한다. 다만 약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 5, 6시간이 걸리고, 식후에는 음식물이 소화관의 점막을 보호해 자극을 줄일 수 있으므로 '식후 30분'을 기억하면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음식물 탓에 흡수가 떨어지거나 공복에 복용하는 게 더 효과가 좋은 약물이다. 공복은 일반적으로 '식전 1시간' 또는 '식후 2시간'을 의미한다. 음식물에 의해 약의 흡수가 증가하거나, 부작용이 감소하는 약물은 식사와 함께 복용한다. 졸음이나 기립성저혈압을 유발하는 약물, 신경안정제 등은 자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약은 물 한잔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충분한 물과 함께 먹으면 식도와 위장에 자극이 줄고 흡수도 빨라진다. 물 없이 약을 먹으면 성분에 따라 식도를 자극하거나 식도궤양이 생길 수 있다.

물 외에 음료는 주의가 필요하다. 홍차나 녹차에 있는 타닌은 철분과 결합해 철분 고유의 성분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빈혈 약을 복용한 후 1시간 내에는 차를 마시지 않아야 한다. 우유나 유제품은 일부 항생제나 골다공증 약, 갑상선호르몬제 등의 약효를 떨어뜨린다. 진통제나 감기약을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음료와 함께 먹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 중추신경 흥분 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은 체내의 모든 대사 기능을 떨어뜨려 약물의 효과를 지나치게 강화시킨다. 특히 해열진통제와 수면제, 정신안정제, 혈당강하제, 간질치료제, 마취제 등은 술과 함께 먹어선 안 된다. 자몽주스는 일부 콜레스테롤저하제나 혈압강하제, 항생제, 항암제 등의 체내 흡수량을 지나치게 늘릴 수 있다.

◆알약 임의로 부수거나 갈아 먹으면 안 돼

알약을 임의로 부수거나 갈아서 가루약처럼 먹는 것도 피한다. 특히 SR정이나 XR정 등 '서방형 제제'는 약 성분이 천천히 방출되도록 만든 제품이어서 갈아 먹으면 순간적으로 과다 복용한 효과가 난다. 위산으로부터 약을 보호해 장에서 흡수되도록 만든 '장용정 제제'도 부수거나 가루로 복용하면 약이 위산에 파괴되거나 원하지 않는 부위에서 흡수될 수 있다.

약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알약은 보통 제조일로부터 2, 3년이다. 낱알로 처방받아 유효기간이 불분명한 경우 복용 일수가 지나면 약을 폐기하거나 조제받은 약국 또는 병원에 문의해야 한다. 약은 대부분 직사광선을 피해 습기가 적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약병은 사용 후 반드시 마개를 닫아 약이 대기 중 수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루약은 습기에 매우 약하므로 냉장고나 욕실 등 물기가 많은 곳은 피해 보관한다. 색이 변했거나 굳었다면 복용하지 않는다. 시럽제는 일부 항생제를 제외하면 실온에서 보관해도 된다. 소분된 시럽제는 오래 보관하면 약 성분이 변할 수 있으므로 1주일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도움말 허성희 칠곡경북대병원 약제부 조제팀장(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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