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답답하면 자식 결혼 때문에 부모가 설명회까지 나왔겠어요?"
이달 20일 오후 대구 달서구청 대강당. 50, 60대 부모들이 가득 모여 '연애'를 공부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노트에 필기를 하고, 중간중간 손을 들어 질문을 하는 참석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구청이 혼기를 넘긴 자식들로 애를 태우는 부모들을 위해 마련한 '비혼시대, 자녀의 연애세포를 깨워주자'는 주제의 결혼 전략 설명회였다. 행사는 200여 명의 부모가 참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강사로 나선 홍유진 매칭전략연구소 대표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결혼관, 이상형 등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결혼 빨리 하라'는 잔소리보다는 평소에 자연스럽게 연애와 결혼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자녀의 결혼관에 부모의 결혼 생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녀들에게 행복한 결혼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장은 대학 입시 설명회를 방불케 할 만큼 열기로 가득 찼다. 부모들은 강사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했다. 두 아들 때문에 참석했다는 김모(64) 씨는 "서른이 훌쩍 넘은 아들들이 결혼을 하지 않아 그동안 잔소리만 해왔는데 강사 얘기를 듣고 보니 아이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미혼 딸 둘을 둔 주부 이모(51) 씨는 "나는 20대 초반에 결혼했는데 딸들은 20대 후반이다. 주변에선 아직 늦지 않다고 하지만 워낙 연애도 하지 않고 결혼 생각도 없는 듯해 답답한 마음에 참석했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지역 혼인 건수는 1만2천216건으로 전년 대비 2.6%, 10년 전과 비교하면 12.1%나 줄었다. 초혼 연령도 남자 32.7세, 여자 30.3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8세, 2.2세 높아졌다. 달서구청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미혼 남녀 본인들은 물론 부모에 대해서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설명회를 마련했다. 참석자분들이 무척 만족스러워해 앞으로도 결혼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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