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포항시 북구 장성동 원룸촌. 이곳은 필로티 구조(1층 기둥을 세워 건물을 지탱하는 건축 형식)의 크리스탈 원룸 기둥이 이번 지진에 엿가락처럼 휘어져 한바탕 유명세를 치른 곳이다.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주민들은 문제의 원룸이 부실 시공됐다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자신들의 원룸 건물도 혹시 부실하게 지어지지 않았는지 걱정을 떨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포항 지진으로 건물이 전파돼 퇴거 명령이 내려진 장성동 크리스탈 원룸이 애초 시공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필로티 공법 자체는 일단 안전성 누명을 벗게 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부실시공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이모(38) 씨는 "크리스탈 원룸뿐만 아니라 다른 원룸들도 철근을 적게 쓰는 등 부실하게 시공됐을 것 같다. 우리 건물도 운이 좋아 큰 탈이 없었지 더 큰 지진이 오면 무너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나지막한 야산에 불과했던 장성동 일대는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개발이 본격화됐다. 2010년 이후 우후죽순 들어선 원룸 건물은 하나같이 필로티 공법으로 지어졌다. 문제의 크리스탈 원룸도 2011년에 준공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장성동 개발 당시 외지 시공사들이 공사를 싹쓸이했고, 준공 이후 지역민들에게 건물을 팔아넘겼다"며 "이 중 일부 비양심적 시공사들이 부실 공사를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같은 시기에 같은 공법으로 만들어진 원룸촌인 만큼 이곳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비파괴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겉은 멀쩡해도 안은 다를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어서다.
주민 강모(65) 씨는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여기서 앞으로도 안심하고 살아도 되는지 여부"라며 "철근이나 콘크리트가 제대로 시공됐는지 건물 기둥 안을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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