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자원봉사자·성금 물결은 포항 지진 피해를 이기는 힘이다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지 7일째를 맞았건만, 시민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여진이 계속되니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다반사이고, 혹시나 집이 더 부서지지 않을까 걱정 투성이다. 무엇보다 집 떠나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의 마음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을 것이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자원봉사자의 따뜻한 손길이 아니겠는가.

이재민을 돕고 복구 작업에 동참하려는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포항으로 몰려들고 있다니 훈훈한 인정을 느끼게 한다. 하루 2천 명 가까운 자원봉사자가 찾아와 이재민과 함께 칼추위를 견디고 있다는 점에서 대견하기 그지없다.

자원봉사 행렬에는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포항 시민들이 많지만, 인근 경주'영천'칠곡 등 대구경북 사람은 물론이고, 저 멀리 서울'대전'부산'수원 등에서도 찾아온다고 한다. 15일 지진 발생 직후 이재민을 챙기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것은 포항의 자원봉사자와 해병대 장병, 포스코 직원이었다고 하니 이웃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된다.

21일 오후 현재 자원봉사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철강도시 포항에 걸맞게 '봉사의 용광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오히려 포항시는 몰려드는 자원봉사자로 인해 추가 자원봉사를 사양하고 있을 정도다. 현재 봉사자만으로도 충분한 만큼 구호물품으로 도와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구호물품과 성금도 쏟아져 들어와 이재민의 기운을 북돋워 준다. 전국에서 모인 성금만 해도 82억원에 달하고, 기업과 단체, 개인 등 2만 곳에서 구호물품을 보내왔다,

우리 국민은 재난이 있을 때마다 서로 도우며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포항 지진에도 이 아름다운 전통과 관습이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극소수 철없는 사람들이 포항 지진을 두고 이상한 말을 퍼트리거나 포항지역 수험생들을 매도했다고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상부상조의 정신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마음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힘이다. 자원봉사 행렬과 온정의 손길은 이재민들이 추위를 이기고 평상으로 돌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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