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전문가들 "김정은, 쑹타오 안 만난 건 中에 대한 의도적 모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특사로 방북했던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도적 모욕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이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쑹타오 부장은 17일부터 나흘간 방북 기간에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회동했지만,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언론 보도는 나오지 않아 면담이 불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난징대의 정치분석가인 구쑤는 "외교 의례의 기본 원칙은 '호혜'(互惠)이며, 이는 특히 공산주의 정당 간 의례에서 중요하다"며 쑹타오 부장을 만나지 않기로 한 김 위원장의 결정은 외교 의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쑹타오 부장은 김 위원장을 만나 시 주석을 비롯해 중국 차기 지도부가 확정된 지난달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결과 등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 결과를 설명한 것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구쑤는 "김 위원장은 분명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때 시 주석이 보여준 친밀감이나, 북한에 대한 일련의 제재를 지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불쾌했을 것"이라며 "북'중 관계는 '빙점'(氷點) 수준으로 냉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지린대 쑨싱제(孫興傑)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쑹타오 부장의 이번 방북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전 세계가 오판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쑹타오 부장의 방북 전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낸다. 큰 움직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는 글을 올리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쑨 교수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이번 모욕은 양국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음을 보여준다"며 북한의 잇따른 핵 도발을 시 주석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음을 상기시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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