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요새 한창, 이라는
접두어(接頭語)가 뜨기 시작했다
언젠가 피겨스케이팅의 영웅
김연아를 국민여동생이라고 하더니,
연이어 수영선수 박태환은 국민남동생
가수 조용필과 이미자는 국민가수
안성기는 국민배우, 김혜자, 고두심은
국민엄마, 야구에서 이승엽이 국민타자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압권은 미녀 탤런트, 김태희에게 장가 들고픈
젊은 한량(閑良)들 사이에서는
김태희의 남동생을 두고 이라는
호칭까지 붙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골여관에 갔더니 아침 밥상에 어김없이
콩나물이 올라왔다
한평생을 먹어온 콩나물이지만 물리지를 않았다
만약 콩나물이 없었다면 우리네의 엄마들이
없는 살림살이에 식탁 꾸려가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반찬으로는
콩나물이 김치, 된장에 이어 서열 3등은 될 것이다
구차한 집안에 시집 와서 불평 한 마디 없이
수십 년을 살아온 착한 시골 촌색시같은 콩나물,
내가 지금 너에게 감히 이라는 접두어를
헌정(獻呈)하고자 한다
콩나물
콩나물
(「대구」 제7집 『마천산 봉수대의 달』 2018 오성문화)에 수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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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두어: 한 단어의 앞에 붙어서 의미를 더하는 형태소를 말한다.
*물리다: 대개 같은 음식을 계속 반복해서 먹었을 때 싫증을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본래의 뜻인 호랑이한테 '물리다', 모기에게 '물리다'와 같이 '물리다'의 본뜻이 이러한 의미로 확장된 것이 재미있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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