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연예인 기부, 사회공헌+마케팅 일거양득

좋은 일 하고 얼굴 알리고

박신혜
박신혜
정우성
정우성
안성기
안성기
김장훈
김장훈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들을 향한 유명인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재석, 이영애, 동방신기, 박신혜 등 연예인들을 비롯해 이동국, 황희찬 등 스포츠 스타들이 직접 기부금을 내놨으며 강다니엘의 팬클럽까지 동참해 자신들이 지지하는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금을 전달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온기를 전달하고 있는 셈인데, 대중 인지도를 기반 삼아 직업 활동을 하는 이들로서는 좋은 일을 하고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나쁠 게 없다. 물론, 부작용 때문에 애먹는 예도 없지는 않다. 기부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자기 홍보에 지나치게 열을 올리거나 혹은 기부자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환경적 요인으로 불거진 오해 때문에 힘들어진 케이스다. 하지만, 자기 홍보라는 명확한 의도를 가진 기부라고 하더라도 그 행위를 비난할 순 없다. 오히려 그렇게 만들어진 선순환적인 흐름을 고려한다면 활동을 부추기고 칭찬해주는 게 맞다. 설령, 인터넷에서 흔히 하는 말로 '관종'(관심종자)의 개념에 속하는 속물이라고 해도 이 정도면 '모범관종'이란 귀여운 표현으로 불러줄 만하다.

◆유재석, 이영애 등 포항 지진 이재민들에 기부

유재석은 포항 지진 발생 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5천만원을 기부했다. 지진 때문에 피해를 보고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기부다. 이영애도 한국장애인재단을 통해 포항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금 5천만원을 내놨다. 이영애는 포항뿐 아니라 이란 지역에도 5천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두 멤버도 팀 이름으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5천만원을 기부했다. 지진 때문에 피해를 본 포항 지역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가수 장윤정 역시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포항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금 5천만원을 내놨다. 지진이 발생하기 약 한 달 전 마침 포항에서 콘서트를 마친 터라 포항 팬들에 대한 감사와 이재민들에 대한 위로의 뜻을 동시에 담아 기부금을 전달했다. 배우 박신혜도 포항 지역 아동들을 위해 5천만원을 기부했다. 아이돌 그룹 비투비 역시 소속사를 통해 기부금 5천만원을 내놨다는 사실을 알렸다. 배우 설경구'송윤아 부부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5천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또한, 강다니엘의 팬클럽처럼 그룹 세븐틴 멤버 우지의 팬들도 300만원의 기부금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JTBC 장성규 아나운서는 직장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기부 대열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쪽으로 1천만원을 내놓은 후 SNS에 이 사실을 직접 알렸다. 그러면서 '내 인생 첫 기부, 관종의 좋은 예 모범관종'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관종'도 이 정도면 긍정적

온라인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관종'이란 단어는 부정적인 성격이 강하다. 관심을 받으려고 안달이 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며 주로 SNS나 매스컴을 활용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느라 무리한 행동까지 하는 이들을 '관종'의 범위에 포함하곤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자신을 '관종'이라 표현하곤 하는데 자신을 스스로 낮춰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지만, 이 또한 좋은 의미가 담긴 건 아니다.

장성규 아나운서도 이 표현을 대놓고 사용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케이스다. 평소에도 장성규 아나운서는 SNS에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작은 일 하나까지 과장된 톤으로 알리며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해 '인터넷 관종'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과거 전현무가 KBS 아나운서로 재직하던 시절에 SNS에서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곤 했는데 지금 장성규 아나운서의 행보에서 그와 비슷한 면이 엿보이기도 한다. 간혹 지나치게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는 듯한 인상을 줘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 기부금을 쾌척하고 스스로 '모범관종'이라 못 박으며 자신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만들었다. 직장에 소속된 일개 '월급쟁이'가 1천만원을 선뜻 기부금으로 내놓으면서 '저 좀 잘 봐주세요'라고 말하는데 그걸 두고 욕할 사람은 많지 않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기부는 힘든 이들을 돕고 그 활동을 알려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며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연예인 개인의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의 하나로 쓰인다는 장점도 있다. 연예인 개인의 인지도를 높이고 영향력을 키우고자 어차피 홍보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 물론, 출연작 홍보를 연예인 개인의 돈으로 해결하는 건 아니지만, 기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그들이 내놓은 기부금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해낸다고 볼 수 있다.

◆기부천사 이미지 성공 사례 많아

김보성은 기부를 통해 호감도를 높이며 활동 폭까지 넓힌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유가족들을 위해 1천만원을 기부했는데, 이 돈을 대출까지 받아가며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평소 카메라 앞에서 '의리'를 외치던 모습이 오버랩되며 가식 없는 연예인으로 어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한동안 캐스팅 순위에서 밀려 사실 연예인으로서는 생명력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인물이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기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후 각종 CF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내놓은 기부금 이상의 수익을 얻는 결과를 얻었다. 이미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또 그 후에도 기부 활동을 이어오는 인물이며 잘 알려진 것처럼 김보성의 성격을 고려할 때 연예계 영향력을 위해 의도적인 기부를 할 사람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기부 활동을 통해 훈훈함을 자아내고 개인의 영향력까지 넓힌 건 분명한 사실이다.

차인표 역시 연예계 기부 활동을 이끄는 리더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아내 신애라와 함께 여러 단체에 기부금을 내놓고 있으며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기부 문화를 형성하도록 애쓰고 있다. 최근에도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후 상금 2천만원 전액을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차인표는 토크쇼에 출연해 처음 기부하던 당시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 안달이 났었다고 당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속물근성을 고백하기도 했다. 연예인으로 사는 자신의 상황에 빗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로도 '연예인의 기부 활동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하며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룹 지누션의 래퍼 션 역시 연예계 기부 활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각종 행사에 참여해 계기를 만들고 거기서 얻은 금액을 기부하며 '돕고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배우 안성기는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직접 나서기까지 하며 기부 활동을 하고 있고, 정우성도 UN 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을 하는 등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가수 김장훈은 5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고 알려지면서 '기부천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자신이 벌어들일 돈을 미리 체크해 통장에 입금되기도 전에 미리 기부금을 내놓는 등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기부 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강박에 가까운 기부 활동을 이어오는 동안 약속했던 기한 내에 기부 금액을 내놓지 못해 괜한 오해를 사는 등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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