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고위공직 임용배제 기준을 기존의 5개(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논문 표절)에다 음주운전과 성범죄를 추가해 7개로 확대한 것을 놓고 과연 지켜질 것이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을 구성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내건 '5대 원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 '7대 원칙'이라고 달라지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자초한 불신이라는 점에서 맹성(猛省)이 필요하다. 1기 내각의 장관급 22명 가운데 14명(64%)이 5대 원칙 중 하나 이상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지만 문 대통령은 임명을 밀어붙였다.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등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들 외에 6명은 '부적격' 의견이었지만 역시 임명했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무시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인사 '폭주'(暴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홍 장관을 임명하면서 "(야당의) 반대가 많았던 장관님들이 오히려 더 잘한다는 가설이 있다"고 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가설'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야당에 대한 '조롱'으로 들릴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향후 개각 때 야당이 반대해도 어쩌지 못하는 족쇄를 스스로 채운 가벼운 발언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야당이 반대하는 장관이 더 잘한다면 야당의 반대는 거부할 것이 아니라 쌍수로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7대 기준이 강화된 것이 아니라 빠져나갈 구멍만 더 넓혔다는 사실이다. 위장 전입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가 장관급까지로 확대된 '2007년 2월 이후 부동산 투기나 자녀의 학교 배정 목적으로 2회 이상인 경우'로 한정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위장 전입 '전과'(前科)는 문제가 안 된다. 논문 표절 역시 2007년 2월 이전은 '무사 통과'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그 수혜자가 됐다. '7대 기준'이 인사 검증 강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5대 기준'을 위반했으나, 이미 임명된 장관급에 대한 사후 면책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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