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강진]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 24시간 풀가동

새벽 4시부터 업무 시작 道 부처·관계기관 13곳 모여 지원 인력 파견 등 신속 지원

"재난본부 핵심 역할은 신속한 현장조치, 피해집계로 주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27일 오전 4시 경상북도 신도청 7층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실 근무자가 아침 업무를 시작했다. 경북도 부처와 관계기관 13곳에서 모인 직원 20여 명은 추가 피해 현황과 조치사항을 집계해 오전 6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했다.

보고 후부터 근무자들은 오전 8시에 열릴 대책본부 회의 준비로 부산했다. 행정부지사 주재로 진행되는 이 회의는 본부 근무자가 현장 분위기를 전달받고 중점 업무 내용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리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주택 등 피해를 본 주민에게 신속히 지원하려면 피해 내용 집계와 전산 입력을 빨리 마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회의를 마친 근무자들은 회의 지시사항 시행과 중대본 보고 내용 파악에 분주했다. 중대본 보고는 오전 6시와 11시, 오후 6시와 11시 등 하루 4차례로 이들의 일과는 여기에 맞춰 진행된다. 보고에는 주택 파손, 이재민 숫자 등 피해 현황과 각 기관 조치사항이 상세히 담긴다. 대책본부 한 근무자는 "피해 현황 파악이 제대로 돼야 본부가 적재적소에 지원 인력을 파견할 수 있다. 처음 사흘간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훨씬 빨라졌다"고 했다.

본부 회의실 바로 옆에는 역시 24시간 운영되는 '재난상황실'이 있다. 2명씩 3교대로 근무하는 이들은 도내 사건'사고와 자연재난 현황을 파악, 도 공무원과 관계기관에 전파한다. 특히 '지진경광등' 2개가 있어 규모 2.0 이상 지진 발생 시 "삐, 삐" 소리를 낸다. 지진 당시 근무자는 "요란한 경광등 소리와 함께 도청 건물이 흔들릴 때 '이건 강도가 세다'고 직감했다. 몇 분 안 돼 도지사님이 상황실을 방문했고, 곧바로 대책본부가 가동됐다"고 회상했다.

지난 15일 김관용 도지사는 마침 도청사 내에 있다가 지진을 겪었고, 바로 본부 회의실에서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김 도지사는 정부, 포항시, 경북도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공무원 11명 현장 파견 등을 지시했다. 경주 지진 이후 대응 매뉴얼을 보완하고 수시로 훈련을 한 것이 도움됐다.

지진 발생 후 13일 차를 맞은 대책본부는 앞으로 이재민 지원과 건축물 안전진단 등 남은 지원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본부 해산까지 기약이 없고, 열흘 넘게 쪽잠을 자며 현장을 지키는 근무자들은 피곤함 속에서도 큰 보람을 느낀다.

이성언 경북도 자연재난과 재난대응담당 사무관은 "지난해 경주 지진은 추석 명절 직전 발생해 고향에도 못 가고 대책본부를 지켰다. 한번 해봐서 수월할 수 있지만,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면서도 "재난 후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지진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지속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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