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수성못에 바란다

오늘날 수성못은 관광객 800만 시대를 맞이하며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관광명소로 탈바꿈하였다. 올해도 지난 수성못 축제에는 3일간 20만 명의 방문객이 참여하여 축제를 즐기기도 했다. 수성못을 더 많은 방문객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몇 가지 개선안을 전한다.

첫째, 화장실 시설을 늘려야 한다. 수성못에서는 상화동산과 수상 무대를 중심으로 매년 수성못 축제를 비롯한 크고 작은 행사가 수십 차례 열린다. 그때마다 화장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근 가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동편이나 남편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수성못 북편의 상화동산 부근에는 8인용 남성 화장실과 7인용 여성 화장실뿐이다. 축제기간 동안 부족한 화장실로 인한 무단방뇨로 공원 관리인들은 애를 먹는다고 한다. 기초생활 질서를 지킬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둘째, 수상 공연장의 시설 관리이다. 수성못 북편 중앙에 있는 수상공연장은 수성못 축제의 메인 무대이다. 그러나 합성 목재로 시설되어 강도가 낮고 노후화로 인해 곳곳의 파손과 함께 안전사고의 위험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파손된 곳을 임시방편으로 땜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 조속히 시민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공간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셋째, 수성못 동편에 새로 조성된 울루루 광장의 활용 확대다. 광장은 많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따라서 관 주도의 행사나 공연은 되도록 지양하고 지역 기업, 공공기관, 사회단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울루루 광장 인근에는 상가가 밀집해 있어 경제 활성화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울루루 광장이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관광명소로 거듭나기 위해 수성구와 대구시에서 더욱 머리를 맞대주길 바란다.

넷째, 반려동물을 위한 산책 공간 조성이다. 수성못에서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다른 시민의 산책에 방해가 되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반려동물 출입을 금지하자는 민원 또한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 공원을 조성하여 반려동물을 동반한 시민과 그렇지 않은 시민의 휴식 공간을 분리하였으면 한다. 마침 못 북편 수영장 부지를 활용하여 9천900㎡(3천 평) 정도의 광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상생하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다섯째, 상화공원 내 무대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다. 지난 수성못 축제에서 외국인 공연자들의 민속무용 공연이 있었다. 그러나 불빛이 어두워 댄서들의 춤동작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예술 공연 봉사자들이 마음껏 시민을 위해 공연할 수 있도록 무대 조명 설치를 통한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가 터널을 지나며 아무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터널의 끝에 빛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방적 소통은 칠흑 같은 동굴이지만 양방향 소통은 터널처럼 밝은 빛을 가져다준다.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수성못이 더 편리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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