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가까이 근육병을 안고 살며 산전수전 다 겪어봤으니 제 경험을 사람들에게 조언해주고 싶더라고요."
27일 만난 박광배(62) 씨는 여전히 근육이 위축되는 질환으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지만 눈빛은 누구보다 빛나고 있었다. 박 씨는 본지 '이웃사랑'(2011년 3월 2일 자 8면 보도)에 '박명호'라는 가명으로 소개된 인연이 있다.
온몸이 서서히 굳어가는 근위축증으로 투병 중이던 2008년 5월 교통사고를 당해 건강이 크게 악화됐지만 가해자의 딱한 사정에 합의금을 전혀 받지 않아 도리어 2천만원이 넘는 간병비 부담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태였다. 박 씨는 "노부모와 자식 둘을 부양하느라 경제적으로 힘든 가해자를 처벌받게 할 수 없었다.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담담하게 당시를 회상했다.
박 씨는 '이웃사랑'의 도움을 계기로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그는 이웃사랑 보도 이후 국제근육병장애인협회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근육병 환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24시간 상담을 자처하고 있다. 박 씨는 "대구경북에만 약 300명의 근육병 환우들이 있는데 본인이나 가족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식이요법 등 건강관리에 관한 부분은 물론이고 가족 간 대화 등 심리적 부분에서도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2012년부터는 대학생 등을 상대로 강연하는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박 씨는 "요즘 젊은 학생들이 일자리 문제 등으로 고통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청년들에게는 건강한 신체가 있으니 희망을 가지고 계속 정진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매일신문 이웃사랑과 함께 하는 주인공들과 독자들에게도 따듯한 위로와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살다 보면 혼자서 이겨내기 힘든 상황도 있지만 용기를 잃지 않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며 "이웃사랑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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