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소전꺼래 알분다이 할매

돌다리 건너 소전꺼래

알분다이 할매가 살았다

할매가 얼매나 다사시럽었던지

마실에 뉘집 미느리가 하로에 방구로 및 분

는지 다 꿰고 있을 정도였다

한 분은 이 할매

"아이고 방아깐에 청송댁이 손자로 봤는데

글케, 알라가 짱배기에 쌍가매로

이고 났다 카더마는,

아무래도 갸는 장개로 두 분 갈꺼로" 칸다

이 할매, 행시가 얼매나 밉쌍시럽었던지

이부제 할마씨가 초저녁 마실 나온 할매한테

지대바지를 한다

'할매야 내 좀 보소, 저게 하늘에 빌이 많제,

그라마 저 빌 중에 첩싸이 빌이 어는 빌인지

그라고 큰오마씨 빌이 어는 빌인지 알아 맞차아보소

그만춤 많이 알마'

(시집 『대구』 오성문화 2015)

*소전꺼래: 우시장 근처 어디쯤

*~꺼래는: ~어디 어디쯤이라는 의미를 가진 접미사다. 다리꺼래: 다리 근처 어디 어디쯤. 장터꺼래: 장터 근처 어디 어디쯤

*알분다이: 매사에 알고 싶은 것이 많고 많이 아는 체를 하는 경박스러운 어른이나 아이를 이름

*다사시럽다: 행동거지가 가볍고 경박함

*알라: 아기

*짱배기: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갸는: 그 애는

*쌍가매: 가매는 가마의 경상도 방언으로 가마란 사람이나 짐승의 머리에 난 털이 한 중심으로 빙 돌아서 소용돌이 모양으로 된 부분을 말하니 쌍가마는 가마가 둘이라는 말이다. 예로부터 대구 지방에서는 두 개의 가마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내아기는 커서 장가를 두 번 든다는 속설이 전한다.

*행시: 행실 *지대바지: 윽박지름 *빌: 별

*첩싸이: 첩. 때로는 첩을 작은 오마씨라고도 한다

*어는: 어느 *큰오마씨: 본처

*알아 맞차아보소: 알아맞혀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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