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포수 강민호(32)가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국가대표의 상징색이 푸른색이라 삼성 유니폼을 입고도 어색하지 않았다.
삼성은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강민호의 입단식을 진행했다. 김동환 삼성 대표이사가 등번호 47을 새긴 삼성 유니폼을 입혀줬다. 47은 강민호가 전 소속팀 롯데에서도 달던 번호다. 김한수 감독과 주장 김상수는 삼성 모자와 꽃다발을 안겼다. 입단식 직전 강민호는 자신이 학창 시절을 보낸 포항을 위해 지진 피해 복구 성금 1억원을 포항시에 기탁했다.
강민호는 지난 21일 삼성과 4년 80억원에 자유계약 선수(FA) 계약을 맺었다. 2004년 프로 무대 데뷔 후 줄곧 롯데 유니폼만 입었던 강민호는 이번에 새 보금자리로 옮겼다. 그는 "삼성이라는 좋은 팀에 올 수 있어 기쁘다. 정들었던 롯데를 떠난 게 아쉽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강민호가 롯데에서 뛴 세월은 14년. 그만큼 롯데 선수라는 이미지도 강하다. 삼성 역시 영입 과정에서 그 부분이 신경이 쓰였다. 강민호는 삼성이 보여준 진정성에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홍준학 삼성 단장님이 롯데의 대표 선수에게 접촉하는 게 미안하다고 하셨다. 무례한 부탁인 줄 알지만 꼭 함께하고 싶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했다.
롯데 팬들 사이에선 '롯데의 강민호'라는 응원가가 널리 불린다. 그만큼 롯데 팬들의 애정도 크다. 강민호도 그게 마음에 걸린다. 그는 "롯데 팬들이 없었더라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다. 그 덕분에 생애 두 번이나 FA 자격을 얻었다"며 "아껴주셨던 롯데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응원가는 가져올 게 아니라 롯데 구단에 두고 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단 강민호는 삼성의 젊은 투수들에 주목한다. 그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포수인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강민호는 "장필준, 최충연 등 삼성에 젊고 성장 가능성이 큰 투수들이 많다. 구단과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도 이들의 성장을 이끄는 거라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장필준 선수를 구원왕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강민호가 대구삼성라이온즈의 홈팀 라커룸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새 구장의 시설이 좋다고 감탄했다. 아직 강민호가 쓸 라커는 확정되지 않았다. 그는 "구단에서 이승엽 선배가 쓰던 라커를 쓰는 게 어떠냐는데 부담스럽다. 기가 세서 그 자리를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야구에서 포수는 특히 체력 소모가 심한 포지션이다. 그만큼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하거니와 부상 위험도 더 크다. 강민호도 한때 무릎 부상 등으로 고생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는 정말 좋다. 지난해 무릎이 좋지 않았지만 준비를 잘해 올해는 많은 경기(130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며 "겨우내 충실히 몸을 만들어 삼성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김한수 감독도 강민호의 입단을 반겼다. 강민호는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지만 김 감독은 그가 공격에서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 감독은 "일단 5, 6번 타순에 배치할 생각이다. 평소 기량만 보여준다면 20홈런 이상은 충분히 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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