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음악은 3죽(三竹), 3현(三絃)…등이다. 3현은 현금'가야금'비파, 3죽은 대금(大)'중금(中)'소금(小)이다. 가야금은…가야국의 가실왕이 당의 악기를 보고 만들었는데…우륵을 시켜 12곡을 짓게 하였다…향삼죽(鄕三竹)은 신라 때부터 시작되었으나 어떤 사람이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다…신문왕 때에 동해 가운데 문득 하나의 작은 산이 나타났는데…그 위에 한 그루 대나무가 있었다…왕이 그것을 베어 오게 하여 적(笛)을 만들고 이름을 만파식(萬波息)이라 하였다….'
삼국사기에는 이처럼 우리 음악과 악기의 기록이 나온다. 특별한 사연이 깃든 악기로는 대금과 만파식(적), 가야금이다. 만파식적 이야기는 삼국유사가 더욱 생생하다. 이들은 지금도 국악에서는 꼭 필요한 소중한 악기이자 문화유산이다. 여러 국악기 중 우리 지역에서 만들어진 인연을 따지면 더욱 그렇다.
만파식적을 만든 신문왕은 통일 신라의 수도를 경주에서 달구벌로 옮기려 했고, 이웃 경산까지 들렀다. 게다가 신문왕은 할아버지 김춘추의 시호가 당나라 왕과 같은 태종(太宗)인 것을 따져 시호를 바꾸라는 당의 강요도 극복한 왕이었다. 이러니 흔히 만파식적으로도 알려진 대금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것은 마땅하다.
우리 음악과 악기와의 인연이 남다른 대구경북이지만 국악 현주소는 초라하다. 양악(洋樂)이 드센 탓인지 국악의 숱한 문화자산에도 되레 양악 분위기가 짙다. 서울과 부산, 남원, 진도에도 있는 국립국악원도 물론 없다. 대구 곳곳에 즐비한 숱한 대형 음악시설도 그렇다. 대구시나 대학, 기업이 큰 돈을 들인 시설 대부분은 국악과 거리가 멀기는 같다.
지난달 27일 대구시가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등재와 대구의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 축하를 위해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연 기념음악회도 그랬다. 대구시는 음악회에 앞서 동영상에서 '전통음악의 뿌리가 깊은 대구'라고 내세웠지만 안내 홍보물은 물론 음악회 흐름은 '한국 근대 음악을 낳았고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도시'를 드러낸 짜임새였다.
그나마 향후 문화행정 목표의 첫번째로 꼽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원 집적화' 속 '문화지도(음악 등) 완성'에 다른 나라 음악 일색에 구색 맞추기처럼 '무형문화재 제전' 등이 겨우 포함된 일이 위안이다. 국악도 양악과 함께 흐르고 경북과 머리를 맞대 국립국악원 유치와 같은 목표도 세워 추진하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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