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은 기준금리 인상] 부동산 투자 위축 불가피…집값 당장 확 떨어지진 않을 듯

오피스텔·상가 수익률 하락 신규 분양 입주 포기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30일 6년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부터 지난달 가계부채종합대책까지 역대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은 제한적으로 당장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 부동산업계는 이번 금리 인상을 '저금리 시대의 종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정부 시절 부동산 호황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에 기인했다. 너도나도 대출을 끼고 주택이나 상업용 부동산을 구입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상과 내년 추가 인상 예고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심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미 시중은행 금리가 적잖게 오른 분위기에서 상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금리 민감도가 높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이미 올 3분기부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영향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분기 대구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오피스와 상가 전 분야에서 모두 전 분기보다 하락했고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시중금리와 비교 우위를 따져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금리 상승에 치명적 영향을 받는다.

주택 시장 역시 거래 절벽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대구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2천805건으로 9월 4천590건과 비교해 1천785건(38.8%)이나 급감했다. 9월 5일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면서 비(非) 수성구까지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현실화하면 신혼부부 등 초기 자금이 부족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들까지 관망세로 완전히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신규 분양시장도 금리 인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입주물량이 증가하는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잔금 대출 전환 시 일부 지역과 단지에선 입주 포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집값 하락도 가시화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전국 주택 가격이 1% 상승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기준금리가 1%p 인상될 경우 상승률이 0.4%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산업연구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다는 전제로 내년도 전국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이 각각 0.5%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집값 급락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꾸준히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만큼 쇼크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인상 폭 자체가 크지 않아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대행사 ㈜대영레데코 송원배 대표는 "문제는 내년까지 몇 차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는 다른 무엇보다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리 인상이 거듭될 경우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쓰나미를 몰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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